
언제나 그러했지만, 선거 때마다 그 시기에 가장 이슈가 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선거공약을 하는 것이 거의 의례였듯, 이번 지방 선거에도 무상급식과 경제 활성화 그리고 4대강 사업 및 환경 분야로 공약에 초점이 맞춰진 것을 볼 수 있었다. 필자 역시 환경예술가로서 환경과 문화예술 부문의 공약에 관심이 가장 가는 점이었으므로 시간이 되는대로 거리 유세와 각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에 관해 유심히 들어보곤 했다.
또한 이번 지방 선거를 앞두고 각 환경단체 등에서도 이번 선거의 후보자들과 함께 환경공약을 통한 정책연합을 하거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에게 환경정책을 제안하기도 하는 등의 활동도 활발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공약을 보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경제활성화와 환경공약이다. 특히 경제적 침체에 빠져있는 지방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개발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 사업 등은 환경을 위한 정책과는 부딪힐 수밖에 없다.
각 지방의 도시화와 상업화, 주민들을 위한 물류시설 확충 등은 경제의 활성화와 지방 도시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결국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주민들의 환경과 삶의 질에 대한 개선은 점점 더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선 4대강 개발이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경제 부흥과 환경 보전은 어쩌면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이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지 15년이나 지났지만, 출마한 정치인들의 선거 공약은 지켜지지 못하는 것이 대다수이다. 지방선거는 국회의원선거의 기반이 되며 그것은 곧 국정에 대한 기반이 된다. 이번 지방 선거 출마자들 중 어떤 후보는 그 지역 출신이 있고, 아닌 경우도 허다하다. 어떤 후보든 간에 자신이 내세운 공약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보여줘야 한다.
‘내가 당선되면 어떤 일을 해주겠다’ 라는 주먹구구식의 공약보다는, 자신이 출마하는 지역의 경제적인 상태와 재정상태를 조사한 후 주민들에게 실천 가능성이 있는 ‘무엇’인가를 공약해야 된다. 그 지역의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개발 가능 분야를 조사해 타당한 개발을 주장해야한다.
또한 그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다면, 지역주민의 삶이 풍요로울 수 있도록 환경과 교육, 문화 분야에 각 지방 단체와 정부기관들과의 연계를 통한 사회적 기반확충에 대한 공약도 있어야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자신이 출마한 지역의 지역적 특성과 환경문제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마치 한 시절, 유명 연예인이 부르는 유행가처럼, 그 시대 가장 쟁점이 되는 문제를 가지고 이 후보 저 후보가 복사해서 나눠 사용하듯 내세우는 공약은 오래가지 못한다. 단지 지역경제발전과 환경이슈가 이번 선거 공약의 공통관심사이기에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어선 안될 일이다.
이번만큼 지방선거에서 환경공약이 쟁점이 되었던 점은 없었던, 환경공약으로 이뤄졌던 환경선거였다고 할 수 있다.
선거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확실히 과제로 남는 것은 ‘공약’이다. 이번 선거는 국내외 적으로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다. 내가 사는 지역의 후보에게 믿음과 희망을 걸고 찍어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지 않도록 공약을 지켜주기 바란다.
지역 사회와 지역 주민의 발전을 위한 것이 지방자치의 진정한 의미라면, 이번 선거 공약에서 자신이 내세운 환경공약을 반드시 지키길 당선자들에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