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쳐다만 보고 있을텐가 (상)

홍원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외래교수)

다국적 조사단의 과학적 조사를 토대로 천안함 참사가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이 난 가운데, 당사자인 북한은 상황을 ‘전시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향한 충성도 경쟁이 치열한 북한 군부가 선택할 만한 가장 신속하고 치명적인 대남압박 카드는 무엇일까? 패착 확률이 큰 서해 분쟁지역 등에서의 무력도발보다 품안에 있는 개성공단을 최악의 카드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 상황에서 북한 자신에게도 중요한 수입원인 개성공단을 볼모로 삼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식의 접근은 국가경영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자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행복을 책임져야 하는 통치기능은 1%의 가능성에도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 두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북측이 주도한 금강산 파행은 사전에 철저히 대비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앞서 금강산 내 남한 당국 및 관련기업 재산에 대해 남한 법제로 치면 강제수용에 해당하는 ‘몰수’라는 강공책을 단행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은 ‘금강산 결행’을 하기에 앞서 혈맹으로 생각하는 중국 당국자들과 ‘중국의 금강산 관광 사업’ 참여에 관한 논의를 마친 상태였다고 보여진다. 현재 중국의 금강산 관광사업 참여는 관광객 방문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얼마든지 현대아산을 대신할 민간 기업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남한 동포들의 금강산 관광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된 상태인 지금 세계대규모인 중국민을 포함한 해외 관광시장을 겨냥한 ‘중국식금강산 관광’ 상품을 북한과 손잡고 만들어 낼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우리 정부가 미리 간파했더라면 ‘투자재산 몰수(국유화) 금지 원칙’이 명문화돼 있지 않은 북한의 ‘금강산관광지구법’을 유사규범인 ‘개성공업지구법’ 제7조 수준으로 최소한 개정을 촉구하면서, 몰수가 불가피한 특단적인 상황에 대비한 ‘남북공동사전보상심의기구’ 구성 및 ‘남북사이의상사분쟁해결절차에관한합의서’에 입각한 중재위원회와 중재재판부 구성 등을 해 뒀어야 했다.

이 합의서 제10조에 의거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열어 두기 위해 북측에 해당 국제기구 가입을 종용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대비는 남북간 금강산관광 사업이 순항하고 있을 때 이뤄졌어야 했다.

만약 이러한 대비가 갖춰져 있었더라면 북한이 금강산 사태를 야기하기가 싶지 않았을 것임은 물론 중국은 금강산관광 참여를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라 할지라도 이 시점에서 개성공단 대책이 메뉴얼별로 세워져 있는지 검토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우리 정부의 상황은 어떠한가?

천안함과 금강산에서의 주권 침탈의 여진과 눈물이 마르지 않은 가운데 개성공단마저 방치하고 있다면 헌법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수호 의무를 태만히 하고 있는 위헌적 상황으로 결코 좌시할 문제가 아니다.

개성공단 대책의 방향은 개성공단 투자기업 및 체류 국민 보호라는 대내적 대책과 북한을 상대로 한 대책,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공조 대책 등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 중 가장 본질적 문제인 대북대책은 남북사이의 ‘투자보장’ 및 ‘상사분쟁’에 관한 합의서, 북한이 공포한 개성공업지구에 관한 법률, 국제기구 및 국제관습법을 통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남북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 제3조 제1항에 의할 때 “북한은 남한 투자자에게 북한에 투자한 중국 투자자와 최소한 같거나 더 유리한 대우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위 합의서 제4조에 의할 때 남한 투자 재산에 대한 국유화 또는 몰수(수용)는 원칙상 금지될 뿐만 아니라, 공공목적을 위한 정상적 절차에 의한 예외적 수용은 물론 무력충돌 등 비정상적인 사태로 인한 수용에 대해서도 원상회복 또는 국제시장 가치에 따른 보상을 하도록 돼 있다.

뿐만 아니라 위 합의서 제7조는 남북 합의서에 기초한 서로 간의 권리 침해로 분쟁 상태가 야기된다 할지라도 합의 사항에 대한 일방적 파기가 아니라 협의에 의한 분쟁 해결 원칙과 ‘남북상사(분쟁)조정위원회’에 의한 보충적 해결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내일자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