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경우 남북 사이의 투자와 관련한 합의 사항을 일방이 폐기를 통고한다 할 지라도 폐기의 효력은 6개월 후에야 발생 할 뿐만 아니라, 합의 사항의 효력이 없어진다 할지라도 효력 상실일로부터 10년간은 남한의 투자 재산은 보호와 대우를 보장 받도록 ‘남북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 제12조는 명문화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91년 9월 17일에 유엔 제46차 총회에서 남한과 함께 유엔에 동시 가입한 국제 사회의 공적 구성원으로서 공식 합의서 및 계약에 의거한 위의 의무들을 충실히 이행할 의무가 있음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 당국은 북한을 상대로 개성공단으로 사태가 비화되기 전에 이미 사단이 난 금강산관광사업과 관련한 북한 측의 의무 이행을 촉구함으로써 금강산 사태 돌파구도 마련하고, 개성공단을 볼모로 한 북측이 돌출행동 또한 제어할 수 있다.
북한의 태도와 관계없이 우리 먼저 ‘남북사이의 상사분쟁 해결절차에 관한 합의서’상에 근거를 둔 남북상사중재위원회 남측 위원단을 구성한 뒤, 북측에도 구성을 촉구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다고 북측이 우리 측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겠는가? 하는 식의 발상은 채무자가 채무 이행을 하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채권 행사를 미리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자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위 합의서 제10조 제4항은 남북이 상사분쟁 해결을 위해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두고 있다.
남한은 이 기구에 지난 1967년 가입을 했지만 북한이 가입을 하고 있지 않은 한계 조항이긴 하나 이 또한 사문화시키기보다는 현실적 규범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북측은 상사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기구 조력과 관련한 합의서에 서명해 효력을 발생 시킨 이상,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가입을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제라도 가입을 강권해야 함은 물론이다.
세계의 이목을 받으면서 중국 방문 길에 올랐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금강산관광에 이어 개성공단 운영까지 중국이 참여해 줄 것을 타진했을 수 있으나, 중국 측의 대답은 김정일 위원장이 기대에 어긋나는 내용이었을 수도 있다.
북측은 그 동안 각양의 원조를 해 온 중국을 영원한 혈맹으로만 의지하고 싶겠지만, 중국의 약소국 원조는 ‘자원획득을 위한 실용주의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대륙부터 전 지구촌을 총망라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중국은 북한 이상으로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는 남한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측도 중국을 믿고 금강산 사태를 발발시키면서 ‘개성공단’까지 무사치 못할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치긴 했으나, 내심 남북 간의 합의서에 기초해 사태를 수습국면으로 전환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설사 그 반대로 북측의 강경분자들이 득세를 하고 있다 할지라도, 주장하고 요구할 것은 해야 한다.
취임 당시 역사와 국민 앞에서 ‘헌법 수호선서’를 한 대통령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의무를 부여 받고 있는 정부 책무 상 당연한 요구이기 때문이다.
천안함 참사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한 국제사회와 공조 속에 대북 압박은 압박이고, 금강산 사태 수습책 마련과 개성공단 보호를 위한 노력은 별개의 문제다.
이 시점에서 북측이 유구한 역사 발전과 민족의 장래를 위해 통 큰 결단을 한다면 문제는 일거에 해결하는 것이 왕도임은 물론이다. 천안함 책임자들을 처벌함과 아울러 유족과 민족 제단에 공식 사과를 하고 금강산 사태 수습을 위해 적극 나선다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 당국이 남북 분쟁 수역인 서해 일원을 ‘국제평화수역’으로 선포함과 아울러 개성공단 출입을 위한 해로를 개척해 물류 수송 및 국제적 관광 수역으로 활용하기로 한다면, 남과 북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향상은 물론 파생되는 경제적 유익성은 기대 이상이 될 것임은 물론이다.
남북이 서로 한 발짝 물러서서 “동포간의 어떠한 사상이나 이념도 동포 간의 화합 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숨져간 백범의 유언을 진지하게 성찰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