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뒤, 10년이 흘렀다. 아마도 합의내용은 북한에 의해서 추진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일지 모른다. 우선 서울을 방문하기로 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도 평양을 방문해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였건만 아직도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산가족 문제도 마찬가지다. 불과 3차례로 끝난 것이다.
남한을 방문한 것은 조총련 동포들의 고향방문뿐이었다. 6ㆍ25전쟁 중 북한에 강제로 끌려간 민간인 납북자는 8만여명에 이르는데 아직까지 돌아온 사람은 한명도 없다. 반면 우리는 남쪽에 살고 있던 반전향, 장기수 63명을 북으로 돌려보냈을 뿐이다. 우리는 경의선 철도와 개성~문산 간 도로를 연결했는데 북한은 소식이 없다.
우리는 10년간 북한 전 인구에게 공급될 만큼 풍부한 대량 식량지원에도 북한정권은 이들 식량을 군, 지도층에게 지급하거나 암시장에서 거래함으로써 일반 주민들은 서구사회로부터 식량지원을 받고 있는 사실마저도 모르고 있다. 대북지원경협의 총 규모는 약 70억달러나 된다고 한다. 현재 북한에서의 기아문제는 점점 심각하게 퍼지고 있어 매일 기아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망자 수는 1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은 그 간의 햇빛정책을 퍼주기만 하고 뺨만 맞고 잃어버린 10년으로 평가하고, 되찾은 보수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그리고 10년간 김ㆍ노 두 대통령 정권의 진보색채 정책과 정반대 정책에 열중하던 중 지난 3월 26일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 어뢰는 5월 24일 진상발표와 함께 신냉전시대로 되돌리는 지진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 대응책은 김정일이 장래에는 한국에 대한 공격을 엄두도 못 낼 강력한 것이면서도 전쟁을 도발할 정도로 너무 강하지 않은 것이어야 했다.
이와 같은 기조가 6ㆍ2 지방선거에서 나타났다. 전쟁을 두려워하는 민심과 극단보수정책에 반발한 민심이 한나라당의 완패와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4일 고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잇달아 방문했다. 두 전직 대통령이 남긴 정치적 자산이 이번 선거 승리에 기여했음을 감사하는 의미였다. 정세균 대표는 “한반도 평화가 위기에 처했다. 남북 모두 10년 전 6ㆍ15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 선거 결과는 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세종시를 백지화하려는 시도에 대한 냉정한 심판이자 균형발전에 대한 염원이었다”며 “세종시 원안추진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를 ‘부자당의 정책’이라고 비판한 것이 국민의 가슴을 울렸다는 평가를 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실용주의 정책을 내걸었다. 그러나 국민에게 실감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선 대북정책에서 햇빛정책을 버리다보니 이른바 반공정책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비춰졌다. 북한을 돕되 진실로 북한주민을 돕는 방안을 강구하고 북한정부를 껴안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들이고 경제발전을 함께 이룩하는 폭 넓은 정책을 펼쳐야 한다. 다음으로 남남갈등의 문제다. 좌파니, 진보니 하는 주장을 하는 야권을 이른바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편향적 보수성을 과감히 떨쳐버려야 한다. 복지정책은 시대의 흐름이다.
그러나 지나친 복지정책이 국가의 경제성장을 멈추지 않게 하는 범위 내에서 서로 협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좌와 우파가 어디 있느냐고 단결해서 만든 신간회와 근우회의 정신을 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정권을 가진 자는 그들이 옳고 국민의 주장이 틀렸다고 해도 그들이 다수이면 다수의 국민에게 고개 숙여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라는 점을 이 시점에서 다시 깨우쳐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