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부모형제 위해 스러져간 그들

특별기고 = 임병옥 (수원시보훈단체협의회 회장)

제55회 현충일과 제60주년 6·25전쟁 기념일이 있는 ‘6월, 호국 보훈의 달’이다. 국가는 6·25전쟁 기념일이 있는 6월을 호국 보훈의 달로 지정해 국가유공자의 공훈과 희생정신이 항구적으로 존중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달은 호국 의식의 선양을 위한 각종 행사 및 보훈 홍보 사업,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 달기 캠페인 등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금년 제 55회 현충일! 이번 현충일은 1956년 대통령령 제1145호로 제정된 날이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애국선열과 호국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그분들의 고귀한 넋을 기려야 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대다수는 일반 휴일쯤으로 현충일을 생각하며, 국가기념일에 대한 관심이 약화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불타는 충정에 목숨을 걸고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 온 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생각해야 할 현충일에 관공서 및 학교, 도로 옆, 상가, 아파트 단지에는 일부만 조기가 계양돼 있을 뿐이었다. 또한 전국의 도로는 정체 현상이 일어났으며, 휴게소마다 만차가 되는 광경이 벌어졌다. 이렇듯 관광지와 위락 시설에는 수많은 인파가 넘쳐났지만, 정작 이날 오전 10시 전국적으로 울려 퍼지는 1분간의 사이렌 소리에 국민들은 관심조차 없었다.

다음 해 현충일에는 음주와 가무를 삼가고, 가던 길을 멈춘 채 단 1분만이라도 묵념을 올릴 수 있는 마음의 다짐을 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날의 고관대작들이 자녀들의 병력을 기피하고 있는데, 그들이 오늘날의 그 성스러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 되짚어 보길 바랄 뿐이다.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면서 나라를 지킨 호국선열, 전몰장병, 전상군경 등 국가유공자의 덕분이 아닌가?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보훈병원과 위탁병원에서는 낙후된 의료 환경 시설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실버 세대의 국가유공자와 참전 용사들, 고엽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전우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영예를 위해서가 아닌, 오직 국가와 민족,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싸웠다. 영웅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나라와 부모형제를 위해 싸운 것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산화한 호국 영령들과 전쟁이란 두 글자로 인해 전상을 입은 국가유공자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경제 발전이 있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는 국가 유공자와 보훈가족들이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예우와 존경을 받으며 여생을 영예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보훈시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존경받는 사회 기풍을 조성해서 국가유공자의 희생정신과 공훈이 가슴 속 깊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보훈문화 확산을 위해 우리 모두가 각 가정과 직장에서 현충일에는 휴일의 들뜬 마음을 접고 차분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

대한민국이 보여준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태극 물결처럼 현충일에도 많은 조기를 게양해야  하며 오전 10시 정각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호국 영령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올리는 것을 잊지 말자. 나라를 위해 공헌한 분들을 예우하고 존경할 수 있는 국민적 참여와  민족의식 고취 및 애향심 함양에 기여할 수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