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얼마 전 이 아름다운 몬타나주의 강이 외래 어종의 침범으로 위험에 처해졌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영화에서 봤던 블랙 풋의 토종 송어인 황소송어(Bull trout)나 화이트 피쉬가 무지개 송어나 노던 파이크(Northern pike), 레이크 송어(Lake trout)와 같은 외래 어종에 의해 거의 멸종 되다 시피 한 것이다. ‘미국과 같은 넓은 대륙에서 외래침략어종이라니?’하며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확실히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은 ‘외래침략어종’ 또는 ‘생태 교란어종’이란 의미를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태 교란 어종이란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침으로써 기존의 하천 및 수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생물로, 우리나라의 경우 배스나 블루길처럼 처음엔 식용을 목적으로 양식장에 들여와 우리 생태계로 흘러 들어간 이 두 어종이 대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시에 이 두 어종은 외래 침략어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외국에서 들어온 생물만이 외래침략어종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노던 파이크(Northern pike)와 레이크 송어(Lake trout)는 황소 송어와 마찬가지로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토종물고기지만, 이들은 지역별로 서식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이 몬타나주로 유입된 그때부터는 몬타나주의 수중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침략어종으로서 바뀌는 것이다. 즉, 우리가 착각할 수 있는 점은 외래유입생물이라는 것은 인간의 기준인 국경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생물이 살고 있는 서식지, 즉 생태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간혹 외국에서 들어온 생물만이 외래어종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 또한 하천의 범람이나 자연유입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불법으로 유입된 것이라, 특히 각 지역마다 토종어류가 가지고 있는 습성도 다르며, 질병 또한 함께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역학적으로도 생태계를 위험한 상태에 빠뜨릴 수도 있다. 결국 무분별한 남획과 외래침략어종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몬타나주의 하류는 만신창이 된 채로 현재까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며칠 전 서울의 청계천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 유입될 수 없는 어종인 섬진강계 갈겨니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났다. 이와 함께 줄납자루와 가시납지리와 같은 특수한 서식조건을 가진 민물고기도 발견돼, 이는 자연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복원이 된 것이 아니라, 청계천의 생태계 복원을 홍보하기 위해 타 수계 어류를 방류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지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의문을 제기한 것처럼 인위적인 결과라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 될 수 있다. 몬타나의 경우처럼,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인위적인 방류가 몬타나의 생태계를 파괴시켜 놓았다면, 갈겨니 또한 청계천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침략어종’ 내지는 ‘생태교란어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곳 그곳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사건의 진위 여부는 반드시 가려져야 한다고 본다. 청계천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산하 어느 곳이든지 그곳의 자연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동 식물 등을 방류할 때에는 그곳의 토종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점도 사전에 연구되고 고려돼야 한다. 생태계 전문가의 자문도 반드시 필요하다.
‘파괴된 생태계의 복구‘라는 것을 단순히 그 장소에 동식물들이 살 수 있게 한다는 점만을 목적으로 둬서는 안 된다. 그곳에 살던 생명들을 원래 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복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다시금 인간은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영화 속의 블랙 풋도 우리의 아름다운 강들도 모두 원래의 생태계 속에서 인간과 함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강물도 그렇게 흐른다. 태초에 대홍수가 있었을 때 생겨난 그 강물은
아득한 태고 적부터 바위 위로 흐르고 있다.
그 바위 위에는 시간을 잊은 빗방울이 있고 그 바위 아래에는 소리가 있다.
그 소리 가운데에는 바위들의 소리가 있어서 나는 강물의 포로가 된다.“
- 노먼 맥클레인의 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