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의 나비효과

환경칼럼= 김정섭(환경예술가)

19년이라는 그 어렵고도 긴 세월을 온 국민들과 세계 언론들의 관심을 받으며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사업이 지난 4월 27일 새만금 방조제 준공식을 가진 지 얼마 안 돼, 분통이 터질만한 뉴스를 듣게 됐다.

정부가 핵심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는 새만금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방조제 안쪽 호수 매립에만 최대 8조원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방조제 일부를 헐어 매립토를 실은 바지선이 다닐 수 있도록 ‘통선문(通船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이것은 그동안 수많은 반대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겨우 완성한 방조제를 비록 일부지만 헐어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 전에도 새만금의 문제는 다양한 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우선 새만금을 방조제로 막으면서 갯벌이 죽어버리고, 이로 인해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파괴한다는 문제가 제일 심각하다. 갯벌의 가치는 경제적 관점보다도 육지와 해양이 만나는 곳이라는 환경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상류에서 내려온 비옥한 유기물들이 바다의 물과 어울려 정화되고 갯벌이라는 중립지대가 해일이나 홍수의 영향을 완충시킨다. 이는 곧 어패류를 비롯한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를 위한 자원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어류와 철새들이 살아가면서 갯벌 생명체들을 기반으로 한 대자연의 오염 처리시설이 우리의 서해를 청정하게 만든다. 결국 이 모든 환경적 변화는 인간들의 생존에도 유무형의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상류에서 내려온 유기물들이 바닷물과 섞이지 못하도록 방조제로 막아버리면 부영양화가 일어나고 급격한 오염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오염은 악취 등의 환경 문제와 함께 아름다운 서해의 관광, 레저, 식생활 등 문화적 가치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계속 깨끗한 물을 공급하거나, 자연스럽게 물이 바다로 흘러 내려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 상류에서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에는 이미 새만금 상류의 도시들과 시설들은 너무나 거대해졌고, 그에 비해서 하류로 정화될 물을 내려 보낼 설비들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의 장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메워지는 방조제 내부 토지를 이용해 농사를 짓거나 생산과 물류 설비를 만들면 중국과 인접한 서해안 지역의 빠른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해당 지역민들의 경제적 이익과 생활수준 향상에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이 장점에는 ‘지금 당장의 생존을 위해서 자손의 생존을 위한 자연을 훼손할 것인가’라는 세계 각 지역의 환경훼손 사례에서 똑같이 제시됐던 딜레마가 내포돼 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나비효과란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가 주장한 이론으로, 브라질에 있는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조금은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는 이 이론은 지구 환경에 있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가 지나친 낙관주의로 선택한 사소한 결정들마저도 후손들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부담을 짊어질 큰 변화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 특히 자연 환경을 조작하는 선택은 거대한 자연 환경의 변화로 돌아올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파생된 사회, 경제, 정치적 변화의 결과는 결코 달갑지 않은 모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바로 이러한 ‘새만금 나비효과’가 걱정되는 사람은 비단 필자만이 아니리라.

새만금 개발은 정치적이면서도 경제적인 목적으로 시작됐으나, 이로 파생된 문제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점점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갈등을 야기했다. 신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나타난 개발세력, 반대세력, 대안세력 등 사회 구성원들의 갈등에서부터 시작해 지역의 발전이 우선인가 환경의 보호가 우선인가를 판단해야 하는 민감한 문제까지 모두 포함된 이 상황은 이제 두 결과 중 하나로 종결될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자연을 정복해 지방의 발전을 도모한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인가. 아니면 ‘제2의 시화호’가 돼 인간의 개발 만능주의에 경종을 울릴 것인가.

새만금의 갯벌과 자연환경의 보전은 실패였을지는 모르지만, 이제 우리는 ‘새로운 새만금의 생태보전운동’으로의 전환기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