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갈등 해결’ 시민교육을 하자

특별기고= 정지석(YMCA 생명과 평화센터 소장, 평화학 박사)

수년 전 감성지능(EQ)으로 유명했던 미국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사회지능(SQ:Social Intelligence Quotient)이 높아야 사람도 사회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지능이란 한마디로 인간관계를 맺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갈등을 원만하게 잘 해결하고 대처하는 능력이다. 오늘 같은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지능지수(IQ)가 높은 사람일지라도 사회지능지수가 낮으면 도태되고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지능지수는 높은 지위에 올라간 사람일수록 중요하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리더로서 부하들의 감정을 읽고 호흡할 줄 아는 사회지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부터 SQ교육을 잘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싱가포르 중고교에서는 SQ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인적 자원 외엔 별다른 자원이 없는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 국민 개개인의 사회 잠재력, 사회적 갈등 해결 능력을 교육하고 개발하는 것에 큰 관심과 역량을 쏟아 붓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오늘 우리사회는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어느 정도 이룩했다. 그런 반면에 전에 경험치 못한 다양한 갈등을 겪고 있다. 갈등이 없는 삶이란 없기에, 갈등을 대처하고 조절하는 능력에 따라 행복 여부가 결정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갈등을 잘 대처하는 사회지능을 향상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을 가진 곳이 경쟁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 갈등 해결 능력은 어느 한 개인의 선호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가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이다. 노무현 정부시절, 참여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고자 하는 정책을 펴나갈 때 처음 봉착한 문제가 갈등 해결 능력의 부재였다. 부안 핵 폐기장 갈등은 노무현 정부의 앞길을 막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모두가 상처를 입고 국가 정책도 추진되지 못했다.

지방자치는 지역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가느냐의 능력 여하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그러므로 누구보다 먼저 지방자치 단체장, 의회의원, 공무원들이 갈등 해결 능력, 즉 사회지능을 기르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할 때 그 지역사회의 가정, 학교,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평화로운 삶의 길을 따라 올 것이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지역사회 안에 산재한 갈등을 잘 해결해 갈 때 그 지역사회는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가 되고, 정책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갈등에 휘말려 헤어나지 못하면 당사자들의 인생도 망치고, 경제·사회적 비용도 낭비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 공무원들이 사회지능을 높여, 불필요한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주민들 간의 갈등을 상호 발전적인 방향으로 해결의 길을 제시해 주는 사회지능 능력을 갖춘다면 그 지역사회는 전국 지역사회의 모델이 될 것이다.

이번에 수원시장으로 취임한 염태영 시장은 이런 문제의식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지역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시민중심 수원 발전 통합위원회’를 공약으로 내 걸었다. 매우 바람직하고 기대되는 모습이다. 여기서 사회갈등 해결 능력을 교육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몇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좋은 제도라도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들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시민참여위원회가 소위 힘깨나 쓰는 지역사회 유지들의 사랑방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 염 시장이 오랫동안 수원 지역사회에서 일 해온 분이기에 그럴 리는 없으리라 믿는다. 아무쪼록 수원 시민들이 안전하게 잘 사는 평화로운 수원 지역사회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