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만~500만원에 육박하는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아르바이트에 목을 매고 있다. 비싼 학비에 경제 불황이 겹쳐 일자리는 커녕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대학생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여전히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고집하고 있고, 또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더욱 이자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일고 있어 대학생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고금리 학자금 문제를 둘러싸고 대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은 잇달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학자금 대출 제도가 일종의 ‘금융 상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뚱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기도가 학자금 대출제도의 고금리를 인식한 탓인지 ‘대학생 학자금 이자지원 및 국가 인재육성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애초에 이자율을 무리하게 책정한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거주하는 이모(30·남)씨는 배우고 싶었던 분야를 맘껏 공부해 보고 싶은 욕심에 올해 한 전문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런데 등록금이 400만원이 넘는다는 소식에 입이 떡하니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비싸다는 말은 주위에서 익히 들어왔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회사와 공장을 다니며 가족을 부양해 온 이씨는 매월 생활비를 부담하기에도 빠듯함을 느껴왔지만, 그래도 한푼 두푼 모아 1000만원을 마련했고, 이 돈을 학비로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예상보다 너무 비싼 학비 때문에 학자금 대출까지 알아봤으나 비싼 이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씨는 “처음 1년간은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교재비용도 만만찮고, 또 알게 모르게 학교에서 쓰는 돈이 많아 당장이 급해지고 있다”며 “그래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알아봤는데 이자가 터무니없이 비싸 은행 대출 상품과 비교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씨가 알아본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ICL)은 5.7% 금리에 복리로 계산된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장학재단은 채권발행을 통해 형성되는 재원이 건전한 유통을 통해 활용하기 위해 금융시스템상 복리를 적용, 재원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출에 있어 ‘복리 상환 방식’은 일반 제1금융권에서도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이자가 눈덩이 불어나듯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은 대부분 단리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원금 100만원을 연 10% 이자율로 빌렸을 경우, 단리법은 첫 해에도 10만원, 둘째 해에도 10만원의 이자를 계산해 2년 후 갚아야할 총 금액은 120만원이 된다. 10년 후에는 200만원이 된다.
하지만 복리법은 첫 해에 10만원의 이자를 부담하고 그 10만원을 다시 원금에 포함시켜 둘째 해의 이자를 계산하게 된다. 즉 원금이 110만원이 되고 여기에 10%의 이자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2년 후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21만원)는 121만원이 된다. 10년 후에는 259만원이 된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단리와 복리의 차이는 더욱 커진다.
게다가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업계는 대출 이자를 전면 인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정부도 금리를 5.7%에서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이 금융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시중 금리가 인상되면서 학자금 대출 금리가 치솟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두운 분위기가 이어지자 한국대학생연합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은 직접 정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출 이자를 낮춰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원지역 대학생들도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김용호 아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은 “비싼 등록금이 화근이다. 아르바이트로도 감당할 수 없는 비싼 등록금을 내기 위해 학생들이 부담을 갖고 대출을 찾게 되는 것이 문제인데, 정부가 말도 안 되는 금리를 내세우고 있다”며 “정부는 당장 제도를 개선해 학생들에게 적합한 대출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