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악화되기 쉬운 관절염

건강칼럼 = 김정희 (한의학 박사)
과거에 비하면 요즘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크게 늘었다. 옛날에는 60세를 넘기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회갑이야말로 큰 잔치였다. 하지만, 요즘엔 80세는 기본이고 90세 이상의 노인들도 많다. 그러나 수명이 늘었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연세가 높으신 분들은 ‘여기저기 아파서 사는 것이 고통인데 오래 살아서 뭐하냐?’고 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노년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 때문이다.
 
관절은 평생 구부렸다 폈다 하는 동작이 반복되기 때문에 쉽게 손상 받고 빨리 퇴행화 된다. 한의학적으로도 관절은 기혈순환의 중요한 부위이지만 쉽게 바깥의 기운이 침범할 수 있는 곳으로 본다. 특히 습기(濕氣)는 관절이나 근육 등에 침범해 습담(濕痰), 담음(痰飮) 등의 병리적인 요소로 작용해 관절통 및 담음통(痰飮痛)을 유발한다. 흔히 이유 없이 갑자기 허리가 아픈 경우를 담(痰)이 들었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말의 유래가 여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관절염 환자 중 많은 사람이 장마철을 두려워한다. 장마 때가 되면 관절염의 증상이 악화 되는데 이는 기온과 기압이 낮아지면서 관절 내 압력이 높아져 통증이 증가하고, 체내에 습기가 근육과 인대의 탄력성을 떨어뜨리고 연골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처럼 관절은 습기에 약한 데 그래서 ‘낚시꾼들에게 관절염이 잘 생긴다’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습기는 기계만 녹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관절도 녹슬게 하는 셈이다. 

대부분 환자는 초기에 무릎에 이상이 오면 ‘잠깐 이러다가 말겠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또 ‘늙어서 그러는 거라 어쩔 수 없지’라고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관절염은 연골의 위축이나 파괴에 따른 엄연한 질병으로 생활요법과 더불어 적합한 치료를 받는다면 얼마든지 완화할 뿐 아니라 치료도 가능하다.

관절염의 치료는 손상 받은 연골이 많아질수록 치료기간도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치료되는 것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초기나 중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염에 대한 치료는 우선 우슬(무릎나무)과 같이 관절주위에 한습(寒濕)의 사기(邪氣)를 제거하고 기혈순환을 돕는 약재 등이 사용된다. 또한 연골의 위축을 막고 뼈를 강화시킬 수 있는 한약이 사용되는데 녹각교나 홍화자 등의 한약재에는 관절의 주요 성분인 콜라겐 성분이 함유돼 있어 약해진 관절과 손상된 연골에 영양을 공급해 관절을 강화시켜준다.
 
통증이 심할 때에는 봉독요법을 쓰는데, 벌침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해서 만들어진 약침을 경혈(經穴)부위에 주입하는 요법이다. 봉독에는 멜리틴, 라파아민 등 40여가지 약리 작용을 가진 성분들이 있어서 강력한 소염작용과 통증조절 효과가 있다.

관절염은 평소의 습관이 중요한데 평소 움직임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하면 오히려 악화 될 수 있으므로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한 후 운동 강도를 높여야 무리가 없다. 또한 비만은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므로 반드시 체중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