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과 분당 오리역을 잇는 ‘분당선 연장 사업’이 추진된 지가 올해로 10년째다.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본부가 발표한 ‘공사추진현황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공정률은 59.1%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방죽~수원 구간은 절대공기상 사업비가 확보된다 할지라도 조기 개통이 어렵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분당선 연장 사업’을 심층 취재해 문제점을 짚어보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공사 피해로 아우성치는 시민
28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소재한 영통가구단지 앞에는 수많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에는 ‘수원시청, 한국철도시설공단 너희들은 아느냐! 처자식이 굶고 산다’, ‘서민경제활성화는 말뿐이냐, 우리는 죽어가고 있다’ 등 원성이 가득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한, 상가에서는 비어 있는 점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일부 점포는 아예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영통할인상가협의회를 찾아 물어보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많은 상인이 지난 2005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분당선 연장 사업’으로 인한 피해 때문에 부도가 나기도 하고, 남은 상인들도 적자가 이어져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또한 상인들은 제4공구에 직접 닿아 있기 때문에 상가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지만, 사업을 담당하는 철도공단 측에서 보상이나 대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빈손으로 떠날 수밖에 없다고 하나같이 설명했다.
상가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인근에서 레미콘이 폭발해 상가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도 일어났지만 철도공단 측이 악의성 민원으로 취급하고 ‘알게 뭐냐’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욱 화가 난다”며 “또한 공표는 안 됐지만 3년 전 상가에 입주했다가 수억원을 날리고 자살한 사람도 두 명이나 있어 이대로는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유명 브랜드를 종합 판매하는 한 가구상점은 영통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상점 관계자는 “철도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5년부터 손님이 끊기기 시작해 수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 이제 지긋지긋하다. 빈손이 되기 전에 하루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전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상가뿐만 아니라 거주 주민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6공구에 해당하는 팔달구 매교역 구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땅이 꺼질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낮에 집에 앉아 있을 수 없다”며 “제발, 공사가 하루빨리 끝나기만을 주민 모두가 바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분당선 연장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 가운데 교통체증은 말할 것도 없다. 수원역에서 매교, 시청으로 향하는 지역은 상습정체 구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약 3개 차선을 가로막았고, 현재는 수많은 차가 왕복 4개 차선만을 이용하고 있어 최대 차량이 몰리는 월요일 오전 출근시간에는 평소보다 10여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또 교통사고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8일 오전 영통구에서 한 차량이 분당선 연장 사업 현장의 펜스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현장의 목격자들은 알게 모르게 일어난 이런 사고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영통 홈플러스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남모(56·남)씨는 “이 주변의 경우, 공사 때문에 차량 소통이 크게 혼잡한데 한번 길이 막히기 시작하면 빼도 박도 못하는 실정”라며 “더욱이 도로가 반듯하면 모르는데 공사 때문에 땅이 꺼져 있어 초보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사태를 설명했다.
● 대체 언제까지 공사만 하고 있을 텐가
지난 2000년, 당시 건설교통부는 ‘수도권 남부 교통개선책’의 일환으로 2008년 완공을 목표로 오리~수원 간 복선전철 건설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국비 75%, 지자체 25% 부담으로 총 1조4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정부는 2001년 실시설계에 돌입, 2002년 오리~죽전 간 노반공사 착공을 시작으로 본격 사업에 돌입했다.
‘수원-매교-시청-매탄-방죽-영통-영덕-상갈-기흥-구성-죽전-오리(총 19.55㎞)’로 이어지는 이 사업은 당시 수원과 분당을 잇는 대중교통편이 거의 없는 실정이었기 때문에 수원시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인해 완공은 2008년에서 2013년으로 미뤄졌고, 이 때문에 공사에 따른 불편을 감수한 수원시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공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상인들은 그동안 분진, 소음, 균열 등의 피해를 겪으며 ‘조기완공’을 외쳐왔지만 모두 무산되며 불만은 더욱 커졌다. 더욱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정부, 지자체의 대응이 안일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