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돌려막기용 '햇살론'

저리이자에 '인기몰이'… 자활보다 생계대출 편중 문제

저신용자 보증대출 상품인 ‘햇살론’이 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대출 편중 현상이 나타나는 등 맹점도 보이고 있다.  

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선보인 ‘햇살론’은 5일째 되는 지난달 30일까지 전국 금융기관에서 승인된 대출 실적이 2940명(233억5100만원)에 이른다. 특히 생계자금용대출의 실적은 227억3000만원으로 전체 대출 금액 가운데 97.4%를 차지했다.

이처럼 햇살론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유는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금리가 싸고, 대출 조건이 덜 까다롭기 때문이다.

햇살론의 자격요건은 신용등급 6~10등급자 또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연소득 2000만원 이하 저소득자는 등급과 상관없이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목적 또한 창업과 사업운영, 생계자금까지 모두 포함된다. 한도는 5000만~1000만원으로 일정 기간 내 균등분할로 상환하면 된다.

특히 햇살론의 가장 큰 장점은 농협과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회사에서 10%대 금리 수준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햇살론’이지만 맹점은 있었다. 지난달 30일까지 총 대출된 실적을 살펴보면 사업운영자금은 59건(6억2000만원), 창업자금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나머지 98%는 모두 생계자금 대출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창업대출의 경우, 컨설팅을 받은 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심사절차를 걸쳐 대출이 이뤄지기까지 일주일에서 3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창업대출은 총 대출 규모가 생활자금 대출에 비해 최대 5배까지 큰 만큼 심사절차가 좀 더 복잡하고 기간이 길다.
 
이에 따라 ‘햇살론’이 자칫 서민들의 자활을 돕기보다 빚을 돌려막는 용도로 사용되거나, 창업대출 부분이 미소금융의 선처를 밟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미소금융의 경우, 대출기준이 엄격하고 절차가 복잡해 서민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 이후 지난 5월 조건이 크게 완화된 바 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소재한 삼성미소금융재단 본점 관계자는 “삼성미소금융은 지난 4월까지 월별 대출실적이 1억7000만원 수준이었지만, 대출조건을 완화한 이후, 6월 3억원대, 7월 4억원 이상으로 급격히 늘었다”며 “또한 최근 신상품을 속속 개발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대출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가장 어려운 서민인 9~10등급의 최저신용등급자들이 햇살론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9~10등급자에 대한 대출은 126건(5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4.3%에 불과했으며 무등급자 대출은 2건(700만원)에 그쳤다.

아울러 대출실적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경우 그에 따른 대출부실 위험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회수 방안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