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직을 마치며

특별기고= 김진표 국회의원 (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위원장)

민주당은 7·28 재보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다른 야당들과 더 굳건히 연대하지 못했고, 국민이 요구하는 참신한 인물을 내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자성한다. 국민과 소통하는 채널이 부족했고,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감지하는 센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비전을 제시하는 치열함도 부족했다.

이에 당 안팎의 애정 어린 충고와 질타를 달게 받아들여, 필자를 포함한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전당대회가 공정성 시비로 인해 당력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대승적으로 판단했다. 아무쪼록 이번 전당대회가 ‘민주당이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 모두가 승리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 정권 탈환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돼야 한다. 당내 갈등을 녹여내는 화합의 용광로가 돼야 한다.

그렇더라도 민주당이 대안정당,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정책과 노선, 집권전략을 둘러싼 논쟁은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평화를 지향하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당의 외연을 넓힐 적임자가 누구인지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다만, 이번 전당대회는 ‘실사구시’로 진행돼야 한다. 민주당의 리더가 되겠다면서 그럴싸한 수사(修辭)로 가득한 ‘알맹이 없는 노선’만 들고 나와선 안 된다. 일자리·보육·교육·복지·중소기업·농어민 등 민생 살리기 대책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또한,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깨어 있는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찾아오는 ‘젊은 정당’, ‘미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6·2 지방선거 승리의 동력이었던 ‘스마트폰 세대’의 요구와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민주당은 지난 2년 동안 국민과 소통하면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키워왔다.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완전한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2년여 전보다는 사정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대안으로 인식되는 가장 유력한 정당이라는 사실 만큼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2008년 6월과 비교해보면, 오늘의 민주당은 훨씬 더 많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 당시 민주당은 정권을 빼앗기고 무력감에 젖어 있었으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필자는 그때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오는 밀알이 되겠다”는 출사표로 민주당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지난 2년간 좌절의 시간도 있었지만, 민주당을 일으켜 세우는데 경험과 노력을 바쳤다고 자부한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건 ‘왜 국민의 사랑을 더 받지 못하는가’라는 성찰이지, 지나친 자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민주당의 지난 2년여의 공과(功過)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지난 두 번의 재보선과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부분은 반드시 평가받아야 한다. 상유십이(尙有十二). 이순신 장군은 열두 척의 배로 대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민주당에도 반드시 그런 기회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부족한 부분은 채워야 한다. 민주당의 힘만으로는 미약하다.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하고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오기 위해선 통합이 최선, 연대가 차선, 분열이 최악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필자는 과감히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와 야권후보 단일화를 이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단순히 리더십을 정비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권 교체를 위한 새로운 주춧돌을 놓는 행사가 돼야 한다. 2012년 정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전략과 비전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민주개혁세력의 재결집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이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