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 마을의 아름다운 동행

기고= 조인규 (수원시 자치행정과 고객만족행정팀장)
▲ 조인규 수원시 자치행정과 고객만족행정팀장
민선 5기 지방정부가 출범한 지 1개월이 지났다. 최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공통적인 화두는 ‘소통’과 ‘나눔’으로 대변되는 것 같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새로운 변화와 함께 더욱 달라진 시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고자 주민과의 소통행정 구현을 위한 3대 분야 51개 시민약속사업을 정하고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으로 시정운영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주민참여, 소통의 한 가운데 ‘시민이 주인 되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있다. 사람 중심의 마을을 만들기 위해 단절된 이웃과 대화하고 주민공동체를 이루고 주민 스스로 나서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런 취지로 진행되는 마을만들기를 성공적으로 이끌고자 모범사례로 꼽히는 전국 최초의 주민 주도형 마을만들기가 시작된 전북 진안군에 다녀왔다.

진안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10일간 제3회 진안군 마을축제가 ‘마을과 마을이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주제 아래 30개 마을에서 개최되고 있었다. 우리 시에서는 마을만들기에 관심 있는 공무원 40명이 1박2일 동안 성수면 중길지구 오암 마을축제에 참여했다. 또 세류3동, 행궁동 등에서 마을만들기사업을 벌이고 있는 주민, 시민단체 회원 15명이 동행했다.

전국의 대표적인 오지이며 인구 2만7000명의 농촌지역이 마을만들기의 메카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조차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진안군은 2001년부터 으뜸마을가꾸기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하향식 농촌개발방식에 대한 반성과 농산물시장 개방화에 따른 문제의식을 느끼고 농촌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자는데 주민 의견을 모았다.

진안군은 11개 발전가능성이 큰 모델마을을 선정해 특화발전시키는 전략을 채택했다. 2003년 조례제정, 2005년부터는 국·도비의 특별지원을 받아 독자적인 시범사업도 벌였다. 중요한 점은 주민과 전문가, 행정이 협력관계를 구축해 상호 학습과정을 통해 대립과 불신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마을만들기의 핵심이 ‘주체만들기’, ‘조직구성’, ‘과제만들기’라는 점에 주목했다. 주민 간의 구심체를 발굴하고 마을단위로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수렴과 토론을 거쳐 마을의제를 선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민참여가 우선시 돼야 실패를 하지 않는다는 마을만들기의 가장 근본적인 취지를 깨달았다.

진안군은 전문가를 팀장으로 채용해 주민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키고 일본 미야자키현 아야정 마을에 벤치마킹을 다녀오며 농촌형 마을만들기를 배웠다.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자발적 발전으로 접근한 것이 주효했다. 이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한일교류의 단초가 됐으며, 마을의 자치공민관에 주목해 마을간사제를 도입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더디 가더라도 제대로 가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는 초기단계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말자는 마을만들기 기본개념을 지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공직자들의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모임을 구성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열정을 보였던 것이다.

여기서 인구 110만명의 수원시에서는 마을만들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귀농·귀촌사업으로 시작한 진안군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마을만들기의 성공을 위한 기본원칙은 같다고 확신한다.

첫째 사업주체(시민, 시민단체, 전문가)는 끊임없이 공부해 학습활동을 하는 것이다. 둘째 사업주체는 토론과 합의를 중시하며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 셋째 시간과의 싸움이다. 마을 일은 한 사람보다 열 사람이 함께해야 빛을 본다. 넷째 행정의 시스템과 절차를 잘 이해하며 민간과 행정이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주민자치의 정신으로 주민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이다.

수원시도 재래시장 활성화, 구도심권 재생사업, 아파트지역 인간관계 회복 등 수많은 해결 과제가 있다. 이 역시 주민과의 소통과 대화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주민의 단합을 유도하고 선도할 수 있는 리더의 육성과 주민의식 개선, 마을주체의 주체역량 강화, 마을단위 위원회 활성화를 통해 주민갈등을 해소 해야 한다.

또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시민단체, 전문가 등 마을만들기 주체 간 거버넌스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행정기관의 지원은 필수요건이라고 본다. 이제 수원도 첫발을 내디뎠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두고두고 고생한다. 이를 상기해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는 마을만들기가 시작됐으면 한다. 앞으로 민선 5기의 주민주도의 지속 가능한 마을, 주민이 살기 좋은 마을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