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의 색감표현 '황토물감'

[향토기업을 찾아서 25]채림(彩林)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경기가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수원지역도 마찬가지다. 기업과 시민이 힘을 합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이에 본지는 지역경제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수원의 향토기업’을 응원하기 위해 연속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오늘은 스물다섯 번째 순서로 3대를 잇는 전통기업 ‘채림(彩林)’을 소개한다.

▲ 채림의 보석색 시리즈 한국화 물감 세트.

“한국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색감을 표현할 수 있는 물감이 필요하죠. 하지만 이제껏 국내에는 전통 물감을 만드는 곳이 없어 많은 한국화가들은 정서에도 맞지 않는 해외 물감을 이용해 작품을 그려야만 했습니다.”

박희영 채림 대표는 이러한 사실을 개탄하며, 장인 정신을 근간으로 한국 전통 물감을 만들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림(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15-3 DSD 빌딩 3층 301호)은 3대를 이어오는 전문필방으로 전통 한국화 접시물감과 붓을 직접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채림의 뿌리가 된 故 박응세 장인은 붓을 만드는 ‘필장’으로 국내에서 명성을 떨쳤으며, 2대를 계승한 박용구 前 채림 대표는 먹물을 연구해 한국 기술로는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오늘날 많은 이들이 먹을 직접 갈아야하는 수고를 덜게 됐다. 그리고 현재, 채림을 이끌고 있는 3대 박희영 대표는 ‘왜 한국 전통 그림을 일본 물감으로 그릴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가업을 잇게 됐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아무리 시장이 좁고 열악하다 하더라도 어째서 전통 물감을 만드는 곳이 하나도 없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늘 지니고 있었다”며 “현재 채림은 더욱 좋은 재료를 찾고,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박 대표는 차근차근 전문 지식을 쌓으며 특허 출원도 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출원한 채림의 황토 물감은 바탕작업에서 특히 돋보인다. 인공 물감으로 표현할 수없는 천연 색감을 통해 자연을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황토는 자연을 그대로 그림으로 옮길 수 있는 천연 재료”라며 “황토 물감을 사용하면 오늘 그렸어도 100년 전에 그린듯한 깊이 있는 느낌을 표현할 수 있으며 여기에다 인공안료 물감을 접목하면 더욱 품격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황토 물감 외에도 채림의 접시물감은 일본의 최고급 접시물감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내광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광성’이란 종이에 칠해진 물감의 색상이 시간이 흐르면서 빛의 영향을 받았을 때 탈색 혹은 변색이 일어나는 정도인데 채림의 물감은 산업환경연구센터의 실험 결과, 일본 최상급 제품과 비교 했을 때 평균 수치가 근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가격이 일본 제품의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경쟁력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 박희영 대표.
채림의 주력 제품 가운데 하나인 ‘붓’ 또한 눈여겨볼만 하다. 먹물을 사용한 붓은 먹을 쓴 붓보다 더 빨리 상할 수밖에 없다. 먹물에 함유한 화학제품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먹물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먹물이 쓰기 편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채림은 먹물의 특성을 고려해 탄성이 강한 붓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채림의 붓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다른 제품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한국화는 우리 고유의 전통 문화임에도 서양화에 비해 대중적 인기가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로부터의 관심이 멀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향후 한국화 체험학습 등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우리 전통화에 대해 모든 연령층이 알고, 즐길 수 있도록 확대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뛰고 있다.  

박 대표는 “힘들게 제품을 만들었지만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우리의 한국화를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확대하고 싶다”며 “이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 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 한국화의 발전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포부를 밝혔다. 

채림의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www.chaelim.co.kr)에서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