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산과 바다로 피서를 떠나서 찬 바닥에서 잠을 자거나 에어컨 바람 또는 선풍기 바람 앞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니 얼굴 감각이 무뎌져 거울을 보니 입이 삐뚤어져 피서기분을 망쳐 돌아오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를 안면신경마비 또는 구안와사라 하는데 양방원인으로는 증후성과 특발성이 있어 원인이 확실치 않은 특발성은 비루마비라 호칭하고 있다. 말초성안면신경마비는 안면신경 핵에서 말초 사이에 장애가 일어나는 것으로서 핵상성 장애에 의한 것과는 구별돼 있다.

안면신경마비 중 비루마비가 약 80% 정도 차지하고 있다. 원인으로 한랭으로 인한 류머티즘성으로 발병하는 일이 제일 많으며 감기에 걸렸을 때에도 일어나는 일이 있으며 이비인후과질환, 외상, 출혈, 종양 등이 원인이라기보다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발성마비는 류머티즘성 바이러스에 의한 말초성신경염, 알레르기, 기타혈행장애, 선천성안면신경관협착 등을 말할 수 있다. 또는 임신중독이나 뇌일혈과 같이 발병하는 일도 있으며 발병계절로는 겨울철과 여름 장마철에 많이 발생한다. 한방원인으로는 풍한습(風寒濕)의 기운이 체내로 침입해 경락을 장애시켜 발병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여름철 야외에서 노숙하고 깨어나 보니 입이 삐뚤어졌다는 환자, 추운 겨울철에 밤새 술을 먹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입이 거북하다느니 해 찾아오는 환자들을 종종 만나보게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혈맥(血脈)에 바람을 맞아 와사증이 발생한다고 돼 있다. 증상으로는 아무런 이유없이 급작스럽게 발병과 동시에 입과 눈이 비틀어져 보기 흉해진다.
      
마비된 좌우 한쪽 얼굴 반이 정상의 주름살이 없어져 비순구는 불명확해지고 눈을 완전히 감을 수 없다. 밖에 나가 바람을 쐬면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입의 구각이 정상적인 쪽으로 당겨가기 때문에 입이 삐뚤어져 입안의 침이 저절로 흘러내린다.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해 입안에서 겉돌게 되며 국물이 흘러내리기도 한다. 와사가 경미하게 왔을 때는 환자가 웃을 때나 눈을 감을 때에만 완전히 나타난다. 말초신경마비에는 안면근육이 침해를 당하지 않지만 중추성마비에서는 안면근육이 침해를 당하게 된다.

또 자각신경이 침해를 당했을 때에는 지각과 청각의 장애를 가져오며 경과와 예후로서는 수주에서 수개월 내에 치유되는 일이 보편적이며 오래 끌어 진구성이 되면 안면경련, 발작성 유루(流淚) 등의 후유증이 나는 일도 있다.

치료에 있어서는 단순한 경증은 치료가 용이하나 원인이 복잡한 중증은 치료가 그리 쉽지 못하다. 원인이 단순한 안면신경마비에는 좌우를 막론하고 이기거풍산(理氣祛風散)을 사용하며, 혈압이 높아서 오는 와사증과 뇌출혈이 양호해짐에 따라 낫게 되며, 기운이 없어 오는 와사증에는 팔물탕(八物湯)이나 계지가령춘부탕이 좋으며 다른 잡병 없이 오래된 와사증에는 속명탕(續命湯)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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