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당당함의 뒤엔 토착비리 있었다

수원시장례식장운영회(주)가 지역 주민들이 모두 떠난 마당에 독점운영권 확보에 그토록 당당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계약서 및 계약조건의 불합리함, 공금횡령 사건으로 시 이미지가 실추된 점 등을 들어 운영회의 장례식장 운영권 수의계약이 부당하다는 본보의 지적에 당시 운영회 측은 '어불성설'이라고 호통쳤다. 행정기관의 약속은 지켜져야 마땅하고, 제아무리 떠들어 봐야 운영권은 유지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들의 말처럼 올해 초 수원시와 위·수탁계약을 통해 운영권을 사수했다.

이미 계약 주체인 수원시가 말 못하도록 ‘입막음’을 해 놓았기 때문이다. 수원시장례식장운영회 간부들의 횡령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특수부(한동영 부장검사)는 23일 김용서 전 수원시장의 부인 유모(65)씨를 제3자뇌물취득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2006년 8월 운영회 심모(55)씨와 전무 김모(51)씨가 김 전 시장에게 건네 달라며 현금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이들이 재계약을 체결할 즈음인 지난 2005년 4월부터 지난 2008년 12월까지 매출금을 빠뜨리는 방법으로 횡령한 비자금 7억1000만원의 일부로 검찰은 보고 있다.

기피시설인 수원연화장을 건립하도록 협의하는 조건으로 장례식장 운영권을 넘겨받은 원주민들이, 광교신도시 개발로 운영권을 잃을까 계약 체결 결정권한을 쥔 수원시장 측에 로비를 감행했다가 적발된 것이다. 그들의 당당함 뒤에는 '토착비리'라는 부패의 연결고리가 있었던 셈이다. 한번 연결된 부패의 고리는 올 초 재계약에서도 끊을 수 없는 족쇄가 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황상 법적 근거도 없고, 운영권 독점 계약 명분인 원주민의 자격도 없는 상황에서 시가 상식 밖의 계약을 체결한 데는 이 부패의 고리가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운영회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으로 건립한 장례식장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영구적인 운영권 사수를 위한 로비자금으로, 일부는 수익 증대를 위한 부동산 투자 등으로 재배 불리는 데 힘을 쏟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의 장례절차가 진행돼 전국에 널리 알려진 수원연화장 내 설치된 수원시장례식장의 이런 비리행위가 만천하에 알려져 시 명예도 실추시켰다. 그런 운영회가 지금도 '어불성설'이라며 영구 운영권을 달라고 주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번 횡령을 통한 비자금 전달은 운영회가 운영권 위수탁에 대한 '명분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결과다. 광교신도시 조성이 완료되면 다시 연화장 근처로 돌아올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명분을 만들 것이 아니라 시가 계약 해지 통보를 보내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야 하지 않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