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건설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와 관련 협력업체를 제외하고 다들 힘들다고 난리가 아닙니다. 특히 우리같이 지역에서 조그만 일거리를 담당하는 중소건설사들은 일감이 없어 내일 당장 문을 닫는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요.”

수원의 철골구조 공사업체 A사 관계자는 최근 서울, 수도권, 지방을 가릴 것 없이 일거리를 찾느라 분주하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든 이후 공공, 민간을 가릴 것 없이 수주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수주율이 예년 대비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우리만 이런 상황이 아니다. 동종 건설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우리와 비슷하게 일감이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수원을 비롯해 도내 중소건설사는 물론 관련 업종 업체들이 위기에 놓였다. 민간 건설사 신규 아파트 분양의 취소 또는 연기 등으로 인해 일감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5일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에 따르면 자금조달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 경영위기로 인해 올해 도내에서 문을 닫은 업체는 현재까지 159개사에 달한다.

특히 올 하반기 중 주택 및 부동산 경기침체를 타계할 정부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폐업업체(278개사)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아울러 신규 등록업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규 등록한 업체는 120개사인 반면, 올해 현재까지 73개사만이 등록을 마쳤고 하반기에는 신규 등록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부동산시장 침체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지방재정 악화로 공공물량까지 줄어들어 대부분 건설사들의 공사 수주율이 3분의 1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도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특히 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처럼 건설사들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관련 업계도 생기를 잃은 것은 마찬가지다.

대한설비건설협회 경기지부 관계자는 “900여개의 도내 설비건설 회원 중 대부분이 경영수지 악화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회비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건설경기가 이 모양이다 보니 일부 하도급 업체는 하청을 준 업체가 부도를 낼까봐 공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내년을 생각하면 더욱 심각해지는데, 수도권에서도 아파트 분양이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또한 건설업 위기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지역경제 불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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