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기성세대라면 누구나 ‘추석’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쟁반 같은 둥근 보름달이고 달을 보면 생각나는 것은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둥근 달을 보면서 선배 형 누나들과 초등학교 운동장을 빙글빙글 돌며 했었던 강강술래가 생각난다.
강강술래는 임진왜란 때 당시 수군통제사(水軍統制使)인 이순신 장군이 수병을 거느리고 왜군과 대치하고 있을 때 왜군들에게 해안을 경비하는 우리 군세가 많다는 것을 보이려고 진지 부근 부녀자들로 하여금 수십 명씩 떼를 지어 해안지대 산에 올라 모닥불을 피워놓고 돌면서 ‘강강술래’라는 노래를 부른 데서 전해졌다.
원래 ‘강강술래’라는 말은 ‘강강’에서 ‘강’은 주위 원(圓)이란 뜻의 전라도 방언에서 나왔고 ‘순래’는 한자어로 순라(巡邏)에서 온 말로서 ‘주위를 경계하라’는 당시의 구호로 전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주위 ‘원’의 뜻인 ‘강’이 둘 겹친 것은 주변에 대한 경계를 특별히 강조한 것으로 봤다고 한다.
이 민속놀이는 임진왜란이 끝나고서도 그곳 해안 부근의 부녀자들이 당시를 기념하기 위해 연례행사로 해 왔으며 그 후 1966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됐고, 2009년 9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해마다 8월 한가위 날 밤이면 부녀자들이 수십 명씩 일정한 장소에 모여 손에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며 목청이 좋은 여자 한 사람의 선창에 따라 후창으로 ‘강강술래’를 외치는 특유의 여성축제인 민속놀이로 자리를 잡았고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10월이 오면 우리 수원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축제 ‘화성문화축제’가 열린다. 민선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전국 각 시 군마다 앞을 다퉈 국민의 혈세가 새는 것은 아랑곳없이 많은 행사를 개최한다. 지난 9월 10일 수원 인계동 야외 음악당에선 모 일간신문 주최로 ‘아줌마 축제’를 하고 있었는데 불과 몇백 미터도 되지 않은 나혜석거리 에서는 ‘음식문화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예산이 충족시켜만 준다면 시민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축제를 많이 개최하는 것도 시민을 위해서 좋은 일이다. 물론 행사마다 성격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먹고 마시는 게 전부가 아닌 그 축제만의 고유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축제의 일정을 잘 조정해서 개최한다면 중복된 많은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임 단체장이 해왔던 전통축제를 재고해서 성격이 비슷한 축제는 통폐합도 생각해 봤으면 한다.
태풍이나 수해가 없는 수원시는 정말 행복한 도시다. 우리가 즐거운 추석 명절을 보낼 때 인근 수도권에서는 수해를 너무 크게 입어 즐길 여유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자기밖에 모르고 사는 현대인들이 이들 수재민의 고통을 남의 일처럼 느끼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한가위를 맞아 전 국민에게 마음에 손을 잡고 왜적을 물리치도록 힘을 합쳐 수병들에게 응원했던 것처럼 수재민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강강술래’를 함께 하자고 청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