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식량 자원의 부족함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지진·홍수로 인한 배고픔과 전쟁 중에 생겨난 기아 등 2050년이라는 먼 미래의 식량 부족이 아니라도 전 세계에 굶어 죽는 이는 수없이 많다. 먹는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사람의 기본 욕구 중 하나라는 것 외에도 무엇을 하든 가장 먼저 챙기게 되는 것이 식량이다. 누군가에게 안부를 물을 때도 ‘밥은 잘 먹고 다니냐’ 혹은 ‘식사는 했느냐’가 일반적이다. 상대가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는 것은 바로 아주 잘 지낸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유전자 개발 기술의 쓰임새는 폭이 무척 넓다. 그중에서도 먹는 문제, 즉 식량 자원 개발에 유전자 개발 기술을 접목해봐도 종류가 다양하다.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할 병해충 및 불량환경저항성 작물부터 시작해 식량안보를 위한 다수확 작물, 획기적 소득 증대 및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고품질 기능성 농산물의 개발 등 모두 우리 농업의 유지·발전에 중요한 과제이다. 기후나 환경은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가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불량환경 저항성 유전자를 개발해 다변(多變)하는 기후나 환경에서도 농산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게 심어 많이 재배할 수 있게끔 하고, 더불어 고품질의 농산물도 개발해 농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획기적 작물의 개발을 위해서는 그 요구를 충족시킬 새로운 기능성 유전자의 개발이 전제조건이다.
‘한 알의 종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이 있다. 우리가 통일벼를 개발하여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해결했고, 유럽에서 밀 종자를 개발해 그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한 역사를 우리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이제는 하나의 유전자가 세상을 바꾼다고 한다.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가 개발된다면 기존 육종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슈퍼작물의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유전자가 개발된다면 다양한 작물에 적용할 수 있으며 이는 종자 수출까지도 연결이 가능하다.
뿐만이 아니다. 유전자 개발은 농업인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농약이 필요 없는 병해충 저항성 작물을 개발할 경우, 농약 사용이 줄어들어 농약을 살포하는 노동력이 절감된다. 또 농약을 구입하는 비용도 절감되고 건강하게 자란 덕분으로 생산량이 증가하여 소득도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농약 사용이 줄어들면서 친환경 농업이 가능하게 된다는 장점이 생긴다.
사막화는 지구 최대의 문제이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건조저항성 유전자 전환 작물은 아직 개발 및 상업화가 되지 않았다. 만약 건조저항성 유전자를 개발할 경우 벼, 밀,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에 도입돼 사막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유전자 개발 사업은 국가가 모든 연구역량을 결집하여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하나의 가치 있는 유전자로 무궁한 산업발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도 이러한 유전자 개발은 아직은 끝나지 않은 경쟁시기이다. 우리는 그간의 투자와 노력을 통해 많은 생명공학분야의 연구원들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2001년 농촌진흥청은 산학연 공동 국가프로젝터인 바이오그린21사업로 많은 유전자 개발을 추진했고, 이제는 선진국을 앞서기 위해 차세대 바이오그린21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저력과 지금까지의 연구기반, 우리의 장점인 IT기술과 세계적 육종기술이 융합될 경우 유전자 개발 전쟁에서 충분한 국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한다.
최근 들어 선진국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경제개발 이후 녹색성장시대에 농업의 가치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우리도 농업에 대한 가치를 정확히 인식함과 동시에 그 가치를 잘 보존하고 발전시킬 지원이 필요하다. 농업이 존재하여야 농업연구도 존재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농민들이 농촌에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게끔 자긍심과 만족감을 갖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