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영민(35)씨는 최근 전세를 구하는데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출을 포함해 최대 1억1000만~1억2000만원 수준으로 전세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지만 좀처럼 물량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김씨는 당분간 투룸에 입주한 후 전세시장이 안정된 이후 다시 전세를 구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중이다.

김씨는 “직장이 가까운 영통구 일대에는 1억원 초반대 전세는 찾기조차 힘든 실정”이라며 “범위를 넓혀 팔달구까지 전세를 구하고는 있지만 워낙 물량이 없어 투룸 쪽을 알아보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최근 김씨의 경우처럼 전세 값 폭등으로 거래는 물론 전세물량마저 얼어붙으면서 원룸과 투룸 등 다가구주택이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진 신혼부부들과 학생들이 원투룸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월세마저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주로 대학생과 미혼 직장인이 주로 찾던 아주대 인근 원투룸에는 최근 신혼부부까지 가세하면서 물량이 크게 줄었다.

이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원룸 전세가 4000만~5000만원 정도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물량이 전혀 없을 정도”라며 “최근에는 전세시장이 안정된 후 집을 구하려는 신혼부부까지 원투룸으로 눈을 돌리면서 웬만한 원룸은 2~3일 안에 계약까지 마무리 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대학가와 교통이 편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원투룸 월세도 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주대 인근은 지난해 신축 건물이 월세 상승세를 주도하며 원룸기준 보증금 500만원에 35~45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2008년보다 5만~10만원이 오른 수준.

또 성균관대를 비롯한 대학가와 매산로와 인계동 등 원룸촌은 벌써부터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수원역 인근은 워낙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수요는 많은 반면 집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보증금 500만원·월세 30만원이었던 원룸도 월세를 4만~5만원 올려 불러도 없어서 못 구할 실정이다.

다음달 말로 원룸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최모(26·매산로)씨도 “지금 집이 1층이지만 앞집과 바로 붙어있어 사실상 반지하나 다름없었는데 이곳마저 월세를 올린다고 아우성”이라며 “여유가 있을 때마다 집을 찾아보고는 있지만 지금은 같은 가격에 지하로 들어 가야할 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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