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을 비롯해 두 차례 핵실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허둥댔고, 대북 영향력이 극도로 줄어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다루는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지위도 크게 흔들렸다. 중국을 제치고 미국과 직접 협상하겠다는 북한의 태도에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러한 때, 북한은 김정은 후계구도 안정을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했다. 중국으로서는 지금이 대북 영향력을 회복할 좋은 기회인 것이다.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기댈 곳은 현실적으로 중국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이 이 기회를 활용해 대북 영향력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천안함 사건 이후, 한ㆍ미ㆍ일 3국 동맹 관계가 강화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북한을 지원하는 일이 중국으로서는 정당화될 수 없는 환경임은 틀림없다. 천안함 사건으로 세계는 북한의 악랄한 폭력성과 이어 불거진 지구상에 남이 있는 유일한 3대 세습 왕조라는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비난에 중국만이 이를 지원하니, 좋은 반응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김정일과 이어지는 김정은 체제가 건전하게 자리 잡고, 오랜 기간 유지될 것 같지 않다는 분석, 계속 지원으로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지금 북한 내부 상황은 너무나 나쁘다.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던 1990년대 후반을 연상케 하고 있다. 화폐개혁 후유증이 장기화되고, 태풍피해가 심각해 지난 6월부터 평양시민의 배급마저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신의주지역이 수해로 물에 잠기고, 태풍 '곤파스'가 황해도와 강원도 지역에 피해를 줬다. 태풍으로 건물들이 무너지자 "이젠 하늘의 저주를 받아 조선은 망하게 된다"는 말들이 전국에서 돌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스탈린주의 경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북한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ㆍ중국ㆍ일본보다 점점 더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일성 시대와 달리, 이제는 아무리 북한이라도 완벽한 쇄국은 불가능하다. 북한 민중들은 조금씩 조금씩 중국과 남한을 비롯한 이웃 나라의 생활상과 자유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체제에 대한 의심과 불만이 커져 간다는 뜻이다. 조만간, 이러한 불만이 북한에서 터질 것이다. 민중혁명이든, 군부 쿠데타든, 궁정 내부 음모든 일이 벌어지면 김씨 왕조 체제가 무너지고, 증오의 대상은 김정은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북한체제를 지지한다고 하면서 이와 같은, 김정은 세습체제에 비판적인 견해를 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김정남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것이 틀림없다. 북한을 지지하는 중국에서 그들이 지지를 표시한 김정은 3대 세습을 과감히 반대한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중국의 보장 없이는 절대 불가한 것이며, 나아가서는 중국이 교사했다는 확대해석이 나올 법하다.
그 발언이 중국 대북정책의 숨은 뜻일 거라고 알아주기를 기대한 것이라는 평가다. 한발 더 앞을 내다보는 중국은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경우, 김정남을 내세우려는 책략도 포함돼 있다고 보여진다. 중국은 북한에 대하여 중국 내에서 김정남을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 그들이 정권담당자의 역할을 할 계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