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산림바이오매스’ 숲에서 길을 찾다

김정섭 (환경예술가)

여느 해보다 유달리 길고 지루하던 여름이 지나갔다. 길거리엔 가로수들이 겨울준비에 앞서 자기만의 색깔을 입고 울긋불긋 눈을 어지럽힌다. 각 유명 산마다 주말이면 단풍나들이에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덕수궁 돌담길을 낙엽을 밟으며 걷는 아름다운 연인들의 전설도 지금부터 시작이다.

바람이 한번 불 때마다 낙엽이 춤을 추듯 거리에 흩어지는 풍경은 우리네 가을의 정취를 그대로 보여준다. 환경미화원들이 낙엽과 나뭇가지들을 쓸어 모으느라 여념이 없다. 그런데 많은 낙엽과 나뭇가지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 대답은 여지없다. 그대로 폐기물 처리가 된다. 저 낙엽들을 잘 활용해 보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보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바이오매스를 이해하면 된다.

바이오매스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최대의 국가적 관심이 되면서 부각된 신재생에너지로서, 특히 산림바이오매스 이용 활성화는 2009년 정부가 발표한 녹색 뉴딜사업의 9개 핵심사업 중 하나이다. 4대강 살리기, 청정에너지 보급, 자원재활용 확대 등은 지금은 국민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고 국가적 재정투입계획규모에서도 월등히 많은 부문을 지원받고 있지만, 유독 제자리걸음, 아니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사업이 바로 산림바이오매스 자원의 활용이다. 정부는 목질계 바이오매스 관련 정책으로 2020년까지 600개의 녹색마을을 조성하고, 국토면적의 10%를 숲가꾸기 사업을 통해 목재팰릿을 공급, 국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12%를 충당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산림바이오매스는 숲을 가꾸거나 벌채 등 목재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통칭하는데, 국내에서 발생하는 산림바이오매스는 약 640만㎥, 그 중 47% 정도가 이용되고 나머지 53%인 340만㎥는 방치돼 버려지는 실정이다. 특히 목재수요량의 90%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는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 있어서, 산림바이오매스는 산림자원을 재생순환이용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는 자원임에 틀림이 없다. 산림바이오매스 중에서 우리가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크게 페기목재와 벌목재로 나눠지는데, 고체의 형태인 목재팰릿, 우드 칩, 목탄, 액체의 형태로는 바이오오일, 바이오에탄올, 기체의 형태로는 합성가스(SynGas) 등의 세 가지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바이오매스 발전 시스템의 필요와 일부 기술적 문제, 제조공정에서의 어려움과 생산비 문제 등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활용되기보다는 그냥 버려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자원으로서의 활용대책이 시급하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우리의 국토를 살리기 위해 1970년대부터 대대적으로 식재된 조림지는 이제 벌기령에 도달했다. 게다가 인공적인 조림을 한 경우 빽빽하게 들어선 숲을 그대로 놔두면 오히려 나무의 생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어린나무를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간벌이 필요하다. 이러한 목재 생산과 간벌로 생기는 나뭇가지, 자투리나무, 잎사귀 등의 임지잔재물 등을 그냥 버리지 않고, 대체에너지로써 활용한다면, 기껏해야 앞으로 70년도 채 남지 않은 화석연료의 고갈시기에 획기적인 대체 에너지로써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 더구나 이러한 임지 잔재물을 그대로 내버려둠으로써 생길 수 있는 식재 공간 잠식이나 산불이 될 수 있는 요인과 병충해 피해목의 처리 등을 자원화를 통해 바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산림자원을 이용하려면 우리의 산림자원의 실태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오매스의 특성상 넓은 지역에 저밀도로 산재돼 있는 자원이므로 각 지역에 분포된 산림의 분포와 생태학적인 특성을 통한 바이오매스로서의 활용성을 우선으로 조사하는 것도 필요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산림 바이오매스는 도시에서보다는 숲이 많이 있는 농촌과 산림지역에서 그 활용성이 더욱 높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산림바이오매스 시범단지 조성을 통한 거점 확보와 그에 따른 기술 개발 및 산업으로서의 육성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보다도 앞서서 산림자원화를 연구한 외국의 사례들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산림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녹색성장에 성공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기술을 가진 나라야말로 진정한 녹색성장으로 가는 길일 것임이 분명하다. 이제 우리는 숲에서 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