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12일 양 이틀간에 걸쳐 열렸던 서울 G20 정상회의가 무사히 막을 내렸다. 단 이틀간의 국제회의임에 불구하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정부는 회의를 위한 준비를 해왔고, 국민에게는 홍보를 통해 협조를 구해왔었다. 보통의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야 “G20이 뭔데 저리도 호들갑인가?” 하는 생각도 없잖아 들 수도 있겠지만, 단군 이래 최대의 지구촌 회의라고 불리는 G20이 서울에서 순조롭게 열리고 또 무사히 마쳤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과 한 층 더 높아진 국격(國格)에 마음이 뿌듯한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실일 것이다.

우리가 G20 정상회의를 통해 얻은 것은 적지 않다. 현재 몇 년간 계속 돼 온 글로벌 금융위기의 해결을 우선적 과제로서 시작해 환율갈등의 해결과 국제적 갈등으로 비화됐던 보호무역 문제도 G20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슬기롭게 해결됐다. 이번 회의를 통해 또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를 해왔던 ‘제2의 IMF금융위기’도 급격한 자본 변동성의 규제와 국제 금융안전망 확보로 인해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게 된 것도 우리로서는 커다란 국익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G20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녹색 일자리의 창출’이다. 특히 녹색성장에 관한 핵심 의제가 G20비즈니스 서밋에서 다루어지면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과연 무엇인지를 밝혀 주는 계기가 됐다. 현존하는 지구의 문제 중에서 가장 급격한 문제인 ‘기후 변화’에 따른 녹색 성장과 관련해 에너지 효율의 향상과 신재생 에너지의 확대 그리고 녹색 일자리 창출에 대한 소주제로 열띤 토론이 있었다. 결국, 화석 연료의 고갈과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대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이러한 프로젝트는 신재생 에너지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따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녹색 성장은 지구와 인간,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될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G20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한 세게 최대 풍력기업인 덴마크의 Vestas Wind Systems와 세계 최대 원자력 기업인 프랑스의 AREVA, 네델란드의 재생에너지 투자기업인 Royal Dutch Shell 등과 같은 녹색 기술 선도 기업들은 자국의 그린에너지 산업에 대한 동향과 고용산업으로서의 가치 등 각국의 에너지 업계에서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아마도 이러한 점들이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큰 결실이 아니었을까 싶다. G20은 선진 7개국 정상회담(G7)과 유럽연합(EU) 의장국 그리고 신흥시장 12개국 등 세계 주요 20개국을 회원으로 하는 국제기구이며, 특히 IMF 회원국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개국이 모여 있으므로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입장하는 바가 앞으로의 국제적인 동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우리 정부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2015년까지 정부와 민관 합동으로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도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화석에너지의 고갈로 인해 그 성장 잠재력이 막대하므로 주목을 받는 분야이다. 정부가 내세운 대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핵심 원천기술의 확보를 하고, 산업화를 촉진 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아마도 침체돼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의 흐름에 물꼬를 터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참여를 통한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핵심부품, 소재, 장비 개발 지원에 성공한다면, 중소기업의 부흥과 취업난의 해소에 무엇보다도 희망이 빛을 던져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껏 고용과 환경에 대한 인식은 환경보호가 일자리를 상실하게 만든다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왔다. 그러나 이번 G20 회의에서 보았다시피, 녹색성장으로 얻어진 경제 활력을 통해 수많은 일자리 창출의 시대가 열린 것을 보게 됐다. 이미 녹색 정책 개발과 실행을 통해 얼마든지 경제의 활성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예를 통해 볼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정부의 투자와 기업의 기술 개발만으론 인력난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인력 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전문가 교육이 시급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 또한 차세대 교육 분야로서 저탄소 녹색성장 인프라 구축과 성장에 맞물린다면, 새로운 학문으로서의 전망도 높을 것이다. 만일 이러한 전문분야의 교육이 없이 일자리 창출에만 열을 올린다면, 결국 신재생 에너지의 일자리 창출의 결과는 단순히 ‘일용직 근로자’를 양산해내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에코 산업, 교통 산업 등, 녹색산업에서의 일자리를 일회성이 아닌 양질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창출해야 하는 것에 정부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정부는 지역사회 및 산학협력과 더불어 환경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녹색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할 때이다. 지금 우리가 가야 할 녹색 성장의 방향이 어디인지 다시금 초점을 맞추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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