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행차를 멈추고 사도세자가 모셔진 현륭원 쪽을 뒤돌아보면서 떠나기를 아쉬워하며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느리게 행차를 했다는 지지대 고개인 효행기념관은 서울로 가는 북쪽 관문에 있는 수원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효(孝)의 상징이다.
오늘날 우리는 수원을 ‘효원(孝園)의 도시’라고 부르고 있다. 심재덕 전 시장은 효심을 시정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1999년 서울에 있던 “사단법인 세계효문화본부 사무실을 정조대왕의 효가 깃든 수원시에 두자” 하며 간곡히 설득 수원으로 유치해 수원을, 대한민국을 글로벌시대 효 중심축으로 거듭 세운다는 기치 아래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과 강지원 변호사, 마라토너 황영조, 이서지 화백, 이계진 방송인 등 국내 내로라할 정도의 이름이 알려진 분들을 참여시켜 수원시가 효를 실천하는 데 아낌없는 지극정성을 쏟았다.
‘헬로 효-효의 세계화’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경기도 효 문화 학술회의', '2003 세계 孝 문화축제'를 개최하기도 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출판사업과 효 박물관 건립, 교육사업 등 각종 국제적인 사업을 통해 우리 고유의 효 문화를 전 세계인들에게 전파하는 한편 청소년들에게 효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활동을 전개하려 했다.
그러나 김용서 시장이 취임하면서 효문화본부 예산에 대해서는 “사업이 있을 때만 인건비를 지출하라”라는 모호한 지침을 적용시켜 강지원 변호사 등이 사비를 써가며 유지해오다 이윽고 예산지원이 중단되고 계속 사업이 곤란하다고 느껴 2004년 효 문화본부는 부득이 서울로 다시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수원시는 2005년 사단법인 한국 효사상연구회를 발족시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민간단체로는 치매 미술치료협회(회장 신현옥)가 효사상을 고취하는 사업에 관심을 두고 활동 중이며 최근 국제효문화운동본부(정인석 본부장)가 ‘효 문화발전을 위한 수원 시민의 모임’ 행사를 했다.
새로 취임한 염태영 시장이 6개월째 각종 새로운 개혁적 정책들을 발표하고 실천하는 내용을 모니터해보니 많고 좋은 정책들을 보며 열정과 활력을 발견했지만, 효 문화 정책에서는 '효 사랑 - 111 플러스'(1주일에 한 번 이상 안부 전화 걸기, 1개월에 한번 이상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 1년에 한 번 이상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기의 실천항목), 효도수당 또는 효 사랑지원금제도, 방문보건관리, 보건소물리치료실 운영 등에 그치고, 50대 시정계획 발표에서도 효에 대한 정책의 비중에 소홀한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물론 앞으로 더 좋은 효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도….
효행기념관의 폐지 내지는 변경을 정작 수원시 각 노인회와 심각하게 논의해 보았는지, 시민공청회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려고 노력했는지를 묻고 싶으며, 급속한 변화도 필요하지만,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미덕도 중요하다고 본다.
20여년째 효 문화를 위한 일에 열심히 한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은 “옛날에는 가난 속에서도 자기희생을 하며 부모에게 지극정성을 기울이는 것만이 효라는 것에서 현대의 바람직한 효로서 '입신양명(立身揚名)은 효지종야(孝之終也)' 즉 그 분야에서 일인자가 돼 만인에게 인정받고 온 세상에 존경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부모의 희생을 딛고 자기성취를 한 이가 효자다.
한편, 고도의 지식 정보화사회에선 '외로워서 못사는 시대' 그것도 고도에서, 벽지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아닌 대중 속 고독을 느끼는 시대가 다가온다. 효사상, 효 문화는 21세기 전체 인류를 끌어내는 사상인 신인본주의의 근본 씨앗으로 인간의 미를 찾는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정리했다. 효 정책의 중요함을 느끼게 한다.
젊은이들이 창조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도와주고 수직적이기보다 수평적인 효를 실천하도록, 좀 더 진전된 효 문화에 대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을 수원시에 제안하며 수원시와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 효의 상징인 효행기념관을 '이용률이 적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전환하겠다'는 생각을 재고하거나, 아니면 이후 다른 장소나 위치에서 효행기념관은 부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