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을 속여 폭리를 취하는 악덕 상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건전한 상도의를 유린하는 행위로 근절돼야 할 사회악이다. 특히 노인들은 대상으로 싸구려 제품을 비싸게 파는 기만 상술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보력과 판단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미성년과 노인층 등 사회적 약자를 공략대상으로 속이는 악덕 상술이야말로 엄단해야 마땅하다.

경기도소비자정보센터가 지난 6월부터 11월 사이 도내 노인 7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홍보관상술 208명(29.0%), 관광상술 218명(30.4%), 의료기체험장상술 106명(14.8%), 보이스피싱 175명(24.4%)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상술 유형을 보면 마을회관, 호텔 연회장 등에서 농촌사랑 홍보활동을 한다며 노인들을 상대로 건강보조식품을 중풍이나 관절염 등에 효능이 있다고 속여 판매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홍삼음료 식품을 5~10배 이상 폭리를 취하기 일쑤다. 또 효도관광이라는 명분으로 유혹해 관광보다 건강보조식품을 원가의 수십 배를 얹어 강매하다시피 떠넘기는 수법이다.

이 과정에서 라면과 내의를 무료로 나눠준다며 노인들을 불러 모으거나 노인들이 혼자 있는 평일 낮 시간을 이용한 설명회장에선 농협직원을 사칭해 상품을 믿게 하는 사기 유형들이며 더구나 노인들이 현금이 없는 점을 이용해 외상거래가 가능하도록 계좌번호와 입금표까지 사용하기도 한다.

처음엔 값싼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유인하다 나중에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값싼 건강식품이나 주방용품 등을 수십만원에 강매하다시피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마땅한 소일거리가 없는 노인들에게 살갑게 다가가 나중에 비싼 물품을 내밀어도 인정상 거절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는 수법이다.

불법 다단계 판매로 인한 피해 사고도 노인층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고수익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사업을 하지도 않으면서 노후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부당이득금을 챙기는 교묘하고 대담한 행각이다. 다단계 유혹에 넘어간 노인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외롭고 건강마저 예전 같지 않아 서러운 노인들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얼마나 분하고 사회를 원망할지 짐작게 한다.

노인들의 소비자 권익보호에 관한 문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당국은 충동구매 자제 등 소비자계도 프로그램 교육 등을 정례화하는 등 우리 모두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나서야 함은 물론이고 솜방망이 정도인 처벌 규정도 강화해야 한다.

경기도소비자보호센터의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 구매경험자의 27.2%(125명)만이 계약서를 받았다고 응답했고 44.9%(206명)는 물품구매 후 피해나 불만을 경험했지만 피해, 불만 경험자의 62.1%(128명)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응답해 상당수의 노인이 피해를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국은 차제에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에 관한 홍보 강화, 노인소비생활교육 전문강사 양성, 노인소비생활교육 확대 등을 통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 가정불화로까지 이어지는 노인 대상 악덕 상술이 더는 판치지 못하도록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 노인을 상대로 사기행각은 사회의 독버섯이다. 경로사상 고취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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