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은 ‘자연재해의 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는 한 해였다. 올해 1월 12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30만 명에 육박하는 사망자와 13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것을 시작으로 4월에는 항공대란은 물론 세계적으로 경제적인 타격을 입힌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 과테말라와 에콰도르의 화산폭발과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에서 계속되는 지진과 쓰나미, 칠레의 대규모 지진은 물론 현재도 북미와 유럽에선 폭설과 함께 지구의 북반구가 기후로 인해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이제 대규모의 자연재해는 한 국가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혼란에 빠뜨리는 원인이며, 앞으로 더욱 빈번해지고 강도가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자연은 인간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그럼에도, 자연재해가 과연 인간에 의한 결과인가를 따져 본다면 그 대답은 “그렇다”라고 단호히 대답할 수 있다. 자연에 의한 재해는 자연에 의한 보호막으로 막아낼 수 있다. 하지만, 무자비한 개발과 인간 생활의 이기를 위해 파괴된 자연의 보호막들은 더는 자연과 함께 인간을 보호해 줄 수 없게 됐다.
올해 4월에 일어난 멕시코만의 석유유출 사건은 금세기 들어 인간이 일으킨 최고의 환경재앙으로 꼽힐 만큼 커다란 재난을 불러 일으켰다. 유출된 기름은 해양 생태계뿐만이 아니라 루이지애나주의 습지를 오염시켰고, 이는 곧 그 지역에 경제적인 타격과 함께, 수개월에 걸친 기름의 유출로 인해 그 지역 생태계는 돌이키기 어려운 정도로 파괴된 상태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의 파괴는 곧 다시 자연재해로 이어지게 되며 이러한 인위적인 환경파괴와 자연적인 환경재난 사이의 돌고 도는 악순환의 고리가 언제나 끊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아이티도 마찬가지로 지진 이후의 열악한 위생환경이 전염병으로 이어져 자연재해가 또 다른 환경재난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인과관계를 통해 자연을 지배하는 인간의 모습과 반면 자연의 재해 앞에서 한없이 약한 야누스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남의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치부해왔던 대규모의 자연재해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어 한때 한 포기에 1만5000원이 넘는 배추 값을 겪는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단지 자연재해만이 원인이 아닌 인간 행동의 결과라는 점에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정부와 국민 사이 갈등의 논쟁이 되고 있는 ‘4대강 사업’도 이러한 환경 재앙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영향과 그 원인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환경재난 속에서 인간의 미래는 어찌 될 것인가. 국외의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1980년대의 자연재해는 300건으로 기록됐으나 1990년대에 들어서는 480건으로 다시 2000년대까지 620건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빈도와 함께 강도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는 이러한 재난들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원인 제공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예전에는 홍수나 가뭄이 들더라도 내가 사는 곳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너무나 갑작스럽고 강해진 자연재해 앞에서 더는 안정된 삶의 터전이라는 것이 보장되지 않게 됐다. 그날의 일기 예보라는 것이 더욱더 어렵게 돼가고 있다. 이 모든 재앙의 원인이 인간 그 자신이라는 점에 무척이나 두렵고 가슴 아프지만, 이것 또한 막아낼 수 있는 것도 인간뿐이다.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우리 인간은 지금까지의 실수를 더는 범하지 않으려는 노력하고 있다. 비록 조금 늦게 깨달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노력한다면 더 큰 재앙이 우리의 다음 세대에서는 벌어지지 않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녹색성장,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환경정책 수립 등. 인간이 노력하는 만큼 그 결실은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우리 인간은 자신이 가진 욕심과 호기심으로 인해 ‘자연’ 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모든 재앙, 고통, 질병 등이 상자 밖으로 튀어나와 인간을 괴롭히지만, 아직 상자 안에는 ‘희망’이 남아있다. 우리에게도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