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최근 단행한 대규모 인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도 감사 결과 문책 요구를 당한 공무원들이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감사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책요구를 당한 해당 공무원 중 일부는 승진까지 하는 영예를 얻었다고 하니 할 말을 잊는다. 화합의 틀을 깨는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염태영 시장은 신년사에서도 "관행과 온정주의의 인사와 조직운영을 시민 서비스와 효과중심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 그가 최근 인사에서 전혀 다른 관행을 보인 것이다. 598명에 이르는 대대적인 인사와 기초단체로는 전례 없는 부시장 2인체제로 조직을 확대 개편한 염 시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승진인사는 능력과 업무 열의는 물론 경력을 감안해 신·구가 조화될 수 있도록 조직의 안정을 확보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인사배경을 밝혔다. 또 "개인이 희망하고 적성에 맞는 곳에 근무하도록 배치,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도 부연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당장 염 시장이 민선 5기 첫 인사가 탕평에 벗어났다는 내부의 쑥덕공론이 심상치 않기에 그렇다. 시는 경기도 감사 결과 78건의 오류 행정을 지적받았다. 특히 고의성이 있는 사항과 관련된 공무원 86명(경징계 9, 훈계 77)에 대해 문책을 요구받았으며 재정상 17건 12억810만원을 추정 또는 감액 조치도 통보받았다. 그러나 해당 공무원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공직 내부의 불만 섞인 여론이고 보면 염 시장의 탕평인사 의지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사는 만사다. 전문성과 객관성, 공정성이 결여된 인사는 공직사회 기강을 문란하게 할 뿐 아니라 시민화합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상부 기관의 감사 결과 문책 요구를 통보받은 공무원이 인사에 반영되지 않은 점도 그렇거니와 일부는 승진 특혜를 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염 시장은 인사 단행 직후 "인사가 어느 정도 결정된 뒤 감사 결과가 나와 반영할 수 없었다"는 해명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수원시에 대한 경기도의 감사는 지난해 8월 30일부터 10일간 감사요원 25명이 투입돼 78건의 오류 행정을 적발한 것이다. 시기적으로 본다면 감사기간과 인사시점은 무려 4개월이다. 감사 결과를 공식 통보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대규모 인사를 준비하는 단체장의 입장에서는 사전 통보를 받거나 인사를 늦춰서라도 반영됐어야 맞다.
지금에서야 "감사 결과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영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 필히 반영할 것"이라는 염 시장의 말은 신중하지 못했음을 자인하는 결과다. 인사는 정기적으로 단행돼 왔다. 설사 시행착오라 할지라도 하루아침에 바꿔 놓을 수 없는 것이 인사다.
염 시장이 관료 조직의 비효율적인 관행을 혁파하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염 시장은 시민과 공직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인사탕평 의지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 합리적 인사는 곧 조직의 화합이며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변화는 구성원이 공감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비전을 주고 신뢰받는 공조직으로 거듭나는데 정진해 주기 바란다. 여기엔 각계의 토론을 거치는 소통행정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