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직원 사칭 ‘사기전화’ 기승

구제역 축산농가 보상금 노려

구제역 사태로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보상금을 노린 신종 사기전화가 극성을 부려 관계당국이 농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경기도 지역 구제역 농가 등에 따르면 최근 구제역 피해 농가를 상대로 보상금 지급이 실시되면서 축협 직원을 사칭한 사기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주로 매몰 보상금 문제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통장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내용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하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큰 피해가 우려된다.

연천군의 한 축산 농민은 “자식같은 소를 살처분해 가뜩이나 마음 아픈데 이런 전화사기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축협에서 보상금과 생계안정자금을 지급한다’며 통장번호와 비밀번호를 묻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축협직원이라고 밝힌 30대 초반 목소리를 가진 이 남자는 “생계안정자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대출금 이자를 갚고, 나머지를 지급하겠다”면서 대출금을 지급할 통장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물어왔다. 

A씨는 축협직원이라는 말에 대수롭지 않게 요구에 따라 스스로 계좌번호 등을 가르쳐 주려했고, 때마침 옆에 있던 아들이 만류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아들은 어머니의 통화내용이 미심쩍어 곧바로 축협 담당자와 사실 확인 전화통화를 했고, 축협으로부터 “축협에서는 절대 그런 전화를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보상금을 노린 사기전화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구제역으로 가축을 살처분해 시름에 잠긴 축산농민들을 상대로 보상금을 노린 사기전화(보이스 피싱)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축협을 사칭해 가축 매몰 농가를 대상으로 보상금을 노린 사기전화가 잇따르자 축협 등에 사실을 확인하는 전화가 하루 수십건씩 이어지고 있다.

손자·손녀 3남매를 공부시킬 밑천이었던 한우 31마리를 고스란히 땅에 묻은 후 크게 상심해 있는 이모(60·양주시 )씨 는 최근 한 남성으로부터 이상한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축협 직원’이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매몰 보상금을 입금해 주겠다’며 통장과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를 입은 농민은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축협 등이 최근 확인한 ‘보이스 피싱’사례만 10여건에 이르며 이같은 사기전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 경북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기전화가 잇따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구제역 관련 보상금은 지자체에서 지급하기 때문에 축협과는 관련 없다”며 “축산 농가에서는 절대 이런 사기전화에 현혹되지 말라”고 각별한 주의가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구제역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전화로 계좌번호나 비밀번호를 묻는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 등 수사당국이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구제역 사태로 매몰 보상금이 지급된 축산 농가들만 전화 사기의 대상이 되고있다.

양주서 관계자는 “보이스 피싱은 거의 대부분 대포폰을 쓰면서 발신지가 중국 등 해외인 관계로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무엇보다 사전 홍보로 예방이 가장 중요한 보이스 피싱은 개인정보 등을 요구하면 반드시 응대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말했다.

또 양주경찰서에서는 각 지구대에 신고 사항이 발생하면 즉시 연락을 하라는 지시를 했다. 한편, 방역대책본부는 읍·면·동에서 해당 농가를 직접 방문해 계좌 확인한 뒤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