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한마디] 설 준비는 재래시장에서

그 지역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는 재래시장이다. 지방자치제가 풀뿌리 민주주의라면 재래시장은 그 지역경제의 뿌리인 셈이다.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재래시장은 맞물려 있다. 그런데 재래시장에 가서 보면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하다. 북적거리는 대형마트와 사뭇 대조를 이루는 풍경이다.

재래시장은 우리 민족 고유의 풍습과 정취를 간직한 공간이다. 먼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대대로 유지된 터전이다. 삶이 막막하거나 막연할 때는 재래시장에 가보자. 재래시장에 가면 우리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생생하게 펼쳐진다. 대형마트는 나름대로 편리함을 우리에게 주지만 규격화된 고객서비스에도 인간적인 정감이 가지 않는다. 대형마트엔 에누리도 없고 덤도 없고 떨이도 없다. 오직 정가가 매겨져 있을 뿐이다. 에누리란 인간 상호 간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아닐까. 물론 대형마트엔 원 플러스 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재래시장에서 덤을 주어지는 푸근한 인정은 없다. 재래시장에서 하는 흥정은 단순히 물건값을 두고 하는 게 아니다. 소통의 한 방식이며 오고 가는 정이다.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춘 대형마트는 중앙집권적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재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재래시장에서 체감되는 온도가 지역경제의 현주소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재래시장은 지역경제의 뿌리이다. 설날이 멀지 않았다. 우리 전통이 살아 있는 재래시장에서 설 준비를 하는 건 어떨까. (최일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