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민족의 설 소외계층에 관심을

황호 기자(경기북부취재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돌아왔다. 매년 설이 되면 전국에서 절반 이상의 국민이 고향과 가족을 찾아 대이동을 한다.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부모님과 어른들에게 세배하면서 가족과 이웃, 고향의 정을 되새기는 설은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우리 민족에게는 가장 중요한 명절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천재지변이 아닌 상황에서 특정일에 절반 이상의 인구가 이동하는 것은 예를 찾기가 힘들다. 우리의 설은 특히 그 이동이 가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각종 놀이를 통해 세대, 계층, 지역과 소통하는 계기가 된다.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생산적인 만남의 기회가 된다.

올해 설은 전례없는 새 풍속도를 보이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구제역으로 귀향과 귀성이 제한돼 농촌쪽으로는 인구이동이 크게 줄 전망이다. 또한, 주말과 휴일까지 포함해 설연휴가 5일간으로 길어져 이전의 설 명절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내 전통시장도 대목 경기를 타지 못하고 있다. 구제역으로 이미 각지역 전통시장이 폐쇄된 상태다. 일부 지자체는 구제역의 확산을 우려해 출향민들의 귀향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도 높아 차례상 비용을 걱정하는 서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구제역 살처분에 따른 도축물량 감소로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소매가는 한 주전보다 부위별로 20~25%정도올랐다. 또 한파로 닭의 산란이 줄어들면서 계란가격도 일반란 30개에 6천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같은 물가 오름세로 올해 4인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 설보다 20%정도 오른 22만7천원선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불우 이웃과 함께 이번 설은 따뜻하게 보내야 한다. 그늘진 계층을 돌아보고 나눔으로 공동체의 건강성을 되찾아야 함은 물론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나보다 더 못한 이웃을 돕는 미덕은 우리 겨레의 자랑이다.

특히 불황 속에 맞이하는 설 명절이 소외층과 가난한 이웃을 더욱 지치고 춥게 만들어선 안 된다.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설이 되도록 해야 한다. 잘 참아내던 아픔이 명절을 계기로 또렷이 그 실체를 드러낸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서민들이 냉가슴을 앓는 설 명절에 일부 계층의 과시적 소비행태도 자제돼야 한다.

소외계층이 겪는 고통은 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크지만 상대적으로 느끼는 빈곤감과 외로움, 무관심으로 인한 상처도 그에 못지않다. 때문에 이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사회적 관심이다. 우리의 작은 정성과 노력이 이들에게는 삶의 커다란 힘이 된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가난한 시절에도 궁핍한 이웃을 돌보는 사람들이 있으며 평생 이들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온정의 손길이 점점 줄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올 설은 남을 돕고 배려하는 우리의 미풍양속을 다시 살리는 명절이 돼야 한다

구제역과 경기침체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이웃에게 이보다 더 절실한 도움은 없을 것이다.어려움 극복과 지역 경기 활성화는 우리들 하기에 달렸다.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생산적인 만남의 설명절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