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IT폐기물과 환경문제

김정섭(환경예술가)

이젠 가까운 친지에게 보내는 연하장에서부터 공문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상에서 전자메일이 사용되고 있다. 우편함도 광고용 전단지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각종 요금고지서도 전자메일을 이용해 받아보면 얼마간의 요금을 절감해주는 제도로 종이사용을 줄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메일이라고 백퍼센트 편한 것만은 아니다. 하루의 업무를 시작하면서 번거로운 일 중 하나가 바로 밤새 도착한 수십 통의 스팸메일을 지우는 일이다. 이메일 주소는 물론이고 내 개인 정보가 누설됐다는 생각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 중요한 문서를 주고받는 일이 불안할 때도 있다. 아무리 작은 개인정보라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내 사생활이 보여 지는 것은 불쾌하기만 하다. 인터넷을 사용한 이래 스팸메일을 차단하려는 노력은 부단히 이뤄져 왔지만, 아직도 확실한 차단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차단시스템이 발달하면 그에 따라 스팸 발송자도 함께 진화해가기 때문이다.

스팸메일은 마케팅의 한 부분이므로 근본적인 발생을 막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일반적으로 물건을 생산하는 데 드는 한계비용이 스팸메일에 한해서는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건을 생산할 때 드는 생산비는 설비비용이나 원자재 비용, 임금 등으로 이루어진다. 보통 생산량을 한 단위 증가시키는 데 필요한 생산비의 증가분이 어느 정도 시기에 가서는 증가한다고 한다면, 전자메일을 통한 광고는 거의 비용증가가 없다.

결국, 스팸메일을 많이 보내면 보낼수록 이윤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스팸을 통한 광고행위는 막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IT 폐기물의 하나인 E-waste가 우리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전자 메일을 사용하면 당연히 종이사용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경을 위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오해 때문일 것이다.

스팸메일 한통을 보내는 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0.3g이다. 우정사업본부 자료에 따르면 A4용지 한 장을 생산하는 데 배출되는 탄소는 2.88g이다. 우편물 1통에 보통 2장의 A4용지가 소모된다는 가정하에 발생하는 오배송우편물에서 약 576억톤의 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스팸메일은 이와 비교할 때 거의 10분의 일에 가까운 적은 양의 탄소배출량을 가지지만, 무분별하게 대량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발생하는 약 62조건의 스팸메일로 인해 330억KWh에 해당하는 전력이 사용되고 17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2009년 국제 정보화 평기기관인 ICF(ntelligent Community Forum)가 수행한 ‘스팸메일의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에 따르면 전 세계 스팸메일을 차단하는 경우, 230만대의 차량의 운행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동일한 양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메일 중 약 80% 정도가 스팸이라고 추산됐으며, 이를 계산해본다면 삼림을 파괴하는 종이사용보다도 환경에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앞으로 아이폰이나 스마트폰 같은 통신기기의 사용자가 늘어날 전망이므로 이메일 사용자는 현재보다도 더 많아질 것이다. 또한, 스팸메일의 증가로 컴퓨터 자원의 구매증대로 자원과 전력의 소비는 늘어날 것이고,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는 꼬리를 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론 이를 막는 방법은 스팸메일을 초기 차단하거나 필터링할 수 있는 그린 시큐어리티(Security) 사업에 대한 이해와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그린 인터넷 기술에 대한 다양한 홍보 및 교육을 통한 인식 제고와 함께 기술 개발과 보급에 정부와 관련업계가 함께 발맞추어 IT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스팸메일의 차단으로 인한 효과는 단지 에너지절약과 탄소배출량의 감소뿐만이 아니다. 스팸메일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법 사행광고, 범죄, 여성의 성상품화 등 우리 사회를 좀먹게 하는 여러 가지 폐해를 고려한다면 단지 자연환경뿐만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총체적인 모든 환경을 살리는데 크나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팸메일에서 지구온난화를 생각하며, IT 강국인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환경과제를 제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