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의 ‘2010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의하면, 작년 한 해 동안 성인 10명 중 1년에 일반도서(만화, 잡지 제외)를 1권이라도 읽은 사람은 2009년 7.2명에서 2010년 6.5명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10.8권으로 ‘09년 10.9권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지난 10년 동안 10권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 이웃나라 일본의 19권 내외와는 대조적이다. 독서증대를 위한 정부, 각종 단체의 노력에도 연평균 독서량이 증대되고 있지 않은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을까?

여가시간 활용을 조사해 본 결과, 성인과 초중고등학생이 ‘시간이 날 때 무엇을 하고 싶냐’는 의견에 모두 ‘TV 시청’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는 ‘인터넷’이었다. 책을 읽고 싶다는 의견은 성인의 경우 7위로 나타났고, 초등학생 4위, 중학생 7위, 고등학생 8위로 나타나, 독서의 선호도를 가름해 볼 수 있다.

한때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고 싶냐’는 의견에 여행, 수면·휴식 등이 지배적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텔레비전이 기술 발달로 화질이 좋고,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개인매체로 변해, 텔레비전의 선호도가 다시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힘들고, 지루해 보이는 책읽기는 뒷전으로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인터넷을 하고 싶다는 의견이 상위에 올라와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인터넷은 사실상 문자 중심 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에게 인터넷은 정보매체라기보다는 오락매체에 가깝다. 게임을 한다든지, 영상물을 감상하는 것이 주된 것이다. 그들에게 딱딱한 책읽기는 수업시간에 하면 그만이지 여타 시간에 한다는 것은 재미없는 일이다. 이러다 보니 독서량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독서는 자기 수양의 과정으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때론 힘든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독서는 ‘어쩔 수 없어 하는 일’, ‘체면유지를 위해 하는 일’ 정도로 치부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보사회에서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독서가 창의력의 원천이라는 점 때문이다. 정보사회에서 요구되는 것은 인간의 창조성이다. 창조성만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며, 세계무대에서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렇다 보니 국가와 각종 사회단체에서 독서증대를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국민독서량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독서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입시위주의 교육제도 아래서 독서교육이란 결국 입시를 위한 방향으로 교육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다 근원적인 독서교육을 위한 방향설정이 시급하다. 아울러 성인들을 위한 독서 강좌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아파트 등에 설치된 도서관은 아파트 설립허가를 위한 형식적인 조건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내실 있는 도서관이 되려면 각종 프로그램이 도입돼야 하며, 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 독서토론 공간으로 확대돼야 한다. 이를 위해 아파트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독서활동이 장려돼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개선돼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주변에는 공공도서관이 많이 생겼다. 그러나 이 공간이 중고교생들의 입시를 위한 독서실 공간으로 변질돼 있다. 책을 읽고 사색하는 공간이 아니라 수험서를 가지고 온종일 씨름하는 공간이다. 공공도서관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공도서관에 대한 홍보정책이 시급하다. 공공도서관에서의 교양강좌 개발도 적극적으로 권장돼야 한다.

독서는 한 나라의 국가 경쟁력이다. 감각에 호소하는 매체가 범람하는 시대에 나 자신을 되새김질하고, 사색할 수 있는 독서는 개인의 발전은 물론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 오늘 신문이나 지인들이 추천한 도서 한 권을 읽기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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