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세계문화유산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사진전이 지난 1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수원화성박물관과 일본대사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사업소가 공동 주관하는 '한일 세계문화유산 사진전' 개막식에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무토 마사토시 일본대사, 혼다 오사무 일본국제교류기금 소장 등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46주년으로서 그 의미를 살리기 위한 상호 이해와 증진은 물론 이고 양국이 마련한 역사문화유산 교류전을 통해 관광객 증대라는 실리 목표를 이루는 기회이기도 하다.

일본의 문화를 한국에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인 주한 일본대사관은 한국의 대표적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홍보하는 수원시의 뜻을 같이해 이번 사진전을 개최한 것은 한일문화의 공유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홍보는 관광객 증대다.

한국을 찾는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가장 많이 찾는 장소로 서울 명동이 꼽혔다고 한다. 20~30대 젊은이들에게는 쇼핑과 먹을거리가 관광의 우선 목적이 된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분명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들이 수원화성이나 서울의 경복궁, 창덕궁과 같은 역사성이 짙은 궁궐이나 성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지금 문화재 지키기, 전통문화거리 만들기, 세계문화유산체험 등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역사성이 있는 궁궐이나 성은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한일세계문화유산 사진전은 양국 간의 상호관광을 통한 문화공유의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국민의 수원화성 문화유산 공유를 통해 효원의 도시 수원을 각인시키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지금 아시아에 부는 한류열풍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한일세계문화유산 사진전이 양국 간 문화의 공감대를 확산시킴으로써 더 높은 이상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즉 이 같은 문화의 공유가 아시아 전체로 이어질 때 지역 국가 간 갈등을 치유하고 '평화'를 이룩하는 데 귀중한 기초를 쌓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서현강 작가 등의 수원화성 사진 16점을 비롯해 이상수, 준초이 등 국내작가의 한국 세계문화유산 9곳의 사진 70점, 미요시 가즈요시가 참여한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11곳의 사진 50점 등 12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작품으로는 조선군사학의 꽃을 피운 수원화성을 비롯해 경남 함천 해인사의 장경판전, 종묘, 조선왕릉, 화회와 양동의 역사마을 등 문화유산 및 불교기념물과 성 히메지죠, 교토 역사기념물,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이츠쿠사마 진사, 해상왕국 류큐의 건축물 등 일본 문화유산의 생생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한일 문화유산 교류전에는 수원의 문화를 양국 국민이 공감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반일 감정과 일본인의 혐한(嫌韓) 감정을 자연스럽게 해소해 양국이 선린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하기 바란다.

또한 이번 행사를 계기로 두 나라의 세계문화유산의 특징과 장점을 이해하는 귀중한 기회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한편 수원화성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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