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이 국가 비상사태를 맞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도 여진 공포로 불안한 가운데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 지진 관측 사상 역대 네 번째의 강진과 지진해일이 열도를 덮치면서 수천명이 사망 실종하는 등 피해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자연재해는 불시에 닥친다는 점에서 평소 철저한 대비가 중요하다. 일본 사태에서 보듯 물샐틈없이 준비해도 큰 피해를 낸다는 점에서 자연재해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처럼 대규모 자연재해를 인간의 힘으로 막기는 사실상 역부족이지만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경보 시스템과 도로·철도·발전소 등 국가 기간 시설, 산업시설에 대한 비상 대책은 백번 강조해도 부족하다.

특히 우리나라도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관측되고 있다. 작년에 한반도와 인근 해역에서 일어난 지진만도 모두 42회에 달하고 올 들어서도 6회나 발생했다. 결국,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처럼 지진이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경기도 내에서 내진 설계를 한 시설물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건축물에 대한 강진 대비책이 시급하다. 도내 총 건축물 102만2378개 동 가운데 내진 비율은 5.4%에 그치고 있다. 건축물 유형별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29.9%가 가장 높은 편이고 업무시설 10.9%,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 10.1% 등의 순이다. 더구나 의료·군사·발전 등 중요시설이 7.1%에 그친 데다 공장,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은 5%대 이하의 수준이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에서의 대지진과 해일은 우리나라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진 설계는 1988년에 6층 이상, 10만㎡ 이상 건축물에 도입했다가 2005년부터는 높이 3층 이상, 총면적 1000㎡ 이상 건축물로 강화했다. 도내 교량 753개 가운데 22.4%인 169개에 내진 설계가 적용됐고 터널은 31개 중 절반이 넘는 18개가 내진으로 설계됐다. 특히 도심에 밀집된 다세대와 단독주택 등은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시민 경각심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으나 유비무환의 자세를 갖는다면 손해 볼 것은 없다. 취약시설에 대한 내진 설계를 보강하고 최첨단 장비 및 연구인력 확충을 통해 지진감시체계를 대폭 강화해 나가는 일도 미뤄서는 안 된다.

지진은 예고 없이 온다. 걱정되는 것은 올 들어 일본을 비롯한 환태평양 화산대 전역에서 지진이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큰 인명과 재산피해를 낸 뉴질랜드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칠레 등지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한반도에도 지진 횟수가 지속적으로 느는 만큼 기장을 늦춰선 안 된다. 지난해 2월 발생한 규모 3.0의 시흥시 지진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알려진 대로 도내에는 지진에 취약한 시설물이 여전히 많다. 지진으로부터 철저한 대비만이 우리 재산과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차제에 위급상황에서의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교육·훈련과 함께 주민의 협조가 중요하다. 선제적 방비 태세를 갖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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