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상담] 30대 미혼男, 투병중인 부친 자산 어떻게

재산 증여받는 것보다 상속이 유리유동자금 확보 안정성 자산 늘여야

▲ 조병윤 유엔아이재무컨설팅 팀장
Q.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K(32)씨. 수원 영통에서 투병 중인 부친을 간호하면서 부친의 연금으로 가계를 이끄는 실질적인 가장이다. 고시준비에 부친 병시중까지 맡다 보니 아직 결혼을 못했다. K씨는 부친의 재산 이전 문제와 지금 가진 자산의 운용방법이 궁금하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A. K씨가 고민하는 부친 자산의 이전 문제는 비교적 간단하다. 현시점에서 부친 명의의 재산을 증여받을 경우 김씨는 8400만원의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게다가 상속 개시 10년 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으로 합산 과세하므로 증여의 실익이 없다. K씨의 경우는 상속이 절대 유리하다. 또 K씨는 금융자산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짠 상태다. 안정성 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 부모의 노후준비는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을 활용하길 권한다.

● 증여보다는 상속

K씨가 부친 재산을 상속받을 경우 상속세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아파트 등의 재산가액이 공제한도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상속재산 공제액은 일괄공제의 경우 5억원이 한도이며 배우자 상속의 경우 최저 5억원에서 최고 30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따라서 상속재산이 10억원 이내이면 일단 세금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 있다. K씨네의 현 자산은 5억8000만원 수준. 물론 자산가치가 급격히 올라가는 등 예외적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에 맞는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 유동자금 비중을 높여라

K씨가 운용할 자금은 부모의 노후생활비 성격이 짙다. 부모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금융자산 중 수익성 자산 비중은 40% 이내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K씨는 주식형 펀드가 금융자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수익이 난 국내형 펀드는 일부 환매를 통해 수익 실현에 나서도록 하자. 손실이 난 펀드는 계속 가지고 있되 점차 그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 환매한 펀드자금은 부모의 의료비 등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해 유동성 자금으로 관리해 나가길 권한다. 비상금은 생활비의 3~6개월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준비하는 게 좋다. 여기에 부모 의료비를 더해 1000만원 정도를 비상금으로 확보해 둬야 한다. 나머지 환매자금은 은행이나 증권사의 단기 신탁상품과 ELS·해외고수익채권펀드에 나눠 가입하도록 하자. 매달 생기는 잉여자금은 적립식 펀드 투자를 추천한다. 국내주식형 펀드 40만원, 혼합형펀드 35만원, 이머징 마켓 주식형 펀드 40만원 등 매달 115만원을 5년 동안 적립해나가면 7600만원 가량의 목돈을 쥘 수 있다.

● 부모의 노후 대비는 부동산을 활용해야

노후준비를 부동산으로 하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부동산은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처분이 쉽지 않고 대출을 받았다면 그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보험이나 연금 등의 준비 없이 거주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노후를 맞이하는 건 위험천만하다. K씨네처럼 가족이 투병생활을 한다면 더욱 그렇다. K씨로선 주택연금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주택연금은 부부 모두 60세 이상인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담보로 생활비를 연금방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게다가 대출한도의 30% 이내에서 수시인출도 할 수 있으며, 나머지 차액에 대해서는 연금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의료비·결혼 등 목돈이 들어가는 일이 생겨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상속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므로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K씨의 결심이 필요하다.

● 보험 가입으로 리스크를 줄이자

K씨는 보험이 전무한 상태다. 만약 누군가가 또 투병생활을 하게 되면 재정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게 된다. 보험이 생략된 재무설계는 기초공사가 없는 건물을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조그만 충격에도 붕괴 위기에 놓인다. 부모의 보험 가입은 현재로선 어려우니 K씨만이라도 가입하자. 종신보험 8만원, 실손보험 4만원으로 사망·질병·장애에 대해 준비하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