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광복 후의 혼란과 6·25전쟁으로 전 국토가 폐허가 된 속에서도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함께 이루어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은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신명을 바쳐 싸우신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긴 세월이 흐르자 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국민 대부분을 차지하게 돼 호국보훈의 달 의미도 나날이 퇴색되어 가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러갔지만, 아직도 우리 이웃에는 전쟁의 아픔을 안고 살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다. 전상군경과 전쟁미망인, 전몰군경유가족들이 그분들이다. 정부에서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한 뜻도 이처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신명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용사의 명복을 빌고 고귀한 희생정신을 받들어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이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한 개인이나 나라가 쓰러지는 것은 물질적인 여건이 아니라 정신자세에 기인 한다"고 했다. 고대 로마를 멸망시킨 훈족과 한때 중국 대륙을 지배했던 만주족은 오늘날 지구상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세계의 절반을 차지했던 몽골은 그 화려했던 과거의 영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유명한 NBC 앵커 톰브로코우의 저서 '가장 위대한 세대'에는 대학 재학 중 참전한 제자에게 "당신은 학점을 이제 다 이수했다"며 이탈리아 전선까지 소포로 졸업장을 보내 준 은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이 국민통합을 이루어 세계 초일류국가로 설 수 있는 원동력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은 나라가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강한 보훈정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영예로운 삶을 살고 국민에게 존경과 예우를 받는 보훈문화가 정착된 국가는 융성했으며 그렇지 못한 국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그래서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면 보훈은 만년지 대계라고 한다.
경기도에는 수원 3·1 독립기념탑, 평택에 제1 연평해전전승비 등 80여곳에 현충시설이 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가까이 있는 현충시설을 찾아 잠시나마 순국선열과 호국용사의 명복을 빌고, 가신님의 우국충정의 정신을 되새겨 보도록 하자.
그리고 이러한 나라사랑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화합과 통합을 이뤄 우리 대한민국이 일류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