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6으로 박정희 유신체재가 무너지고 3김 대권에 도전함으로써 민주열기가 한반도를 덮는 가운데 광주의 민주화시위를 무력으로 공격해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다가 목숨을 잃은 넋을 달래는 5·18항쟁의 숭고한 보훈의 뜻을 합쳐 이제 우리는 민주화의 길을 열고 걷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기본 이념은 자유와 평등이다. 자유는 자기운명은 자기가 개척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민주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것이다. 원래 민주주의 초기 여성들에게는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말하자면 평등권이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1867년 영국에서 J.S 밀이 선거법 개정안을 설명하는데 여성에게 투표권을 줘어야 한다는 해괴한 발언을 들으러 가자고 많은 방청객이 몰렸다고 한다. 그러나 여성에게 투표권이 부여되고 빈부귀천의 차가 없는 민주사회가 구현됐다. 정치적인 민주주의가 실현된 것이다.
자유는 대안에 관한 앎이며 여러 가지 대안 가운데서 어느 것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자기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대안의 능력으로 풀고, 앞으로 나가는 개척의 정신이 창조로 이어진 사람에게 부가창출돼 잘사는 사람이 된다. 그의 부는 자본까지 가마 돼 큰 기업인으로 성공한다. 그 반면 정치적인 평등은 주어졌지만, 경제적인 부익부와 빈익빈의 현상으로 정치적 평등과 경제적 평등 간의 불일치 현상이 두드러진다. 민주주의는 다시 자유에 관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민주주의는 정치적 자유뿐 아니라 평등에 기초를 둔 하나의 생활양식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평등의 확대는 자유를 상실시킨다. 그러나 우리시대는 인간의 경제적 불행을 방치할 수 없다. 이에 복지국가건설의 명재가 뛰어오른다. 정치적인 민주의 구현으로 3·1절, 6·25. 4·19기념, 5·16민주화의 숙원이 이뤄졌지만 그 보훈의 길은 이제 복지국가건설로 이어진다. 이는 자본주의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는 양상에서도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지상국의 미국은 지지자가 2009년 74%에서 2010년 59%로 하락했다. 영국과 스페인 등도 지지율이 각각 55%, 52%로 낮다. 유럽에서 자본주의의 성공신화로 꼽히는 터키에서도 그 지지율이 27%에 그쳤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부채증가와 생산량 감소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장 큰 후유증으로 거론되지만,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의 위기가 어쩌면 더 심각한 후유증이 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진보파 교육감들이 민주당의 지지를 얻으며 무상급식을 하자 한나라당 지도부와 소장파는 “양극화 해소와 서민 지지층 확보를 위해 대폭적인 복지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낭경필의원은 “지속적 성장을 위해선 토목공사식 인프라가 아니라 사회안정망과 서민복지 등 사회적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는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아닌 독일식 복지확대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자유를 얻기 위해 희생한 선열들에게 보훈의 뜻을 되새기자는 보훈의 달 일찍이 160여년 H. 스펜서의 지적이 머리에 떠오른다.
그는 “각종의 정당이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해 보다 좋은 사회복지의 약속을 서로 경쟁적으로 하는 것은 하나의 위험물”이라고 했다. 경제적 자유의 성장과 경제적 평등의 복지정책 가운데 이제 이념의 시대는 종식되는 방향으로 잡혀가는 모습에 우리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다만 진보파의 친북, 종북 성향만은 민주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을 보훈하는 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