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사회 초년병들은 대체로 ‘퇴직 무렵에 10억원’ 식으로 막연한 액수를 정해 놓고 재무설계에 들어가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이렇게 해선 안 된다. 실천은 물론 목표달성이 어렵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이들은 소비성향이 높은 데다 의욕만 앞세운 채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계획 수립이 쉽지 않다. 재무설계는 ‘3년 안에 5000만원 만들기’처럼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목표를 정하고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L씨와 같은 미혼자가 앞으로 공략해야 할 재무목표는 결혼·주택마련·노후준비일 것이다. 각 목표에 대한 실행계획을 미리 세우고 해당 자금에 꼬리표를 달아 꾸준히 관리해 나가도록 하자. 금융상품을 고를 때도 직장인에게 주어지는 절세혜택을 십분 활용해 적금은 세금우대상품, 적립식 펀드는 장기주식형 펀드, 연금보험은 소득공제상품을 각각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 지출규모 줄이기
우선 결혼자금은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는 게 좋겠다. 매월 100만원씩 불입할 경우 연 기대수익률을 8~10%로 가정하면 3년 안에 4000만~4200만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주택자금은 3~10년 정도의 기간을 설정해 놓고 청약저축과 장기주택마련저축, 적립식 펀드를 유지해 나가면서 소득이 증가하면 불입금액도 늘리는 방식으로 준비할 것을 권한다. 노후자금은 납입 중인 변액연금 외 소득공제가 가능한 연금펀드나 연금저축 가입을 권한다. 월 33만원씩 넣으면 연말소득정산 때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소득세율 16.5%가 적용되므로 연간 66만원의 절세효과가 있다. 가장 좋은 노후준비는 보다 젊은 나이에 일찍 시작하는 것이란 말을 잊지 말자. 매달 174만원 정도 나가는 카드이용대금은 좀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좀 더 계획적인 소비로 지출을 10% 이상 줄이도록 노력해 보자. 직장인의 자산관리는 잘 굴리는 것보다 적게 쓰는 데서 판가름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 종잣돈 모으기
1년에 한 번씩 타는 성과급은 쓰지 말고 저축하자. 매월 지출하고 남는 잉여금 40만원은 1년짜리 정기적금에 불입해 만기 시 성과급과 합쳐 투자의 종잣돈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 이 종잣돈을 다시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예치한 다음 만기자금을 성과급과 합산해 재예치하는 식으로 몇 년 굴리다 보면 상당한 목돈이 모아질 것이다. 이를 ELS 등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이 가능한 투자상품에 운용한다면 재산증식에 큰 도움이 된다. 돈이라는 게 눈사람이 만들어지는 과정처럼 어느 정도 종자돈이 모이면 그다음부터는 무서운 가속도가 붙는 속성이 있다. CMA계좌엔 생활비 3개월 정도의 비상금을 상시 예치해 예비비로 활용하되, 일정금액 이상 모아지면 투자자금으로 전용하길 바란다. L씨가 가입한 보장성 보험은 의료비만 보장된다. 결혼을 하면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하므로 사망보장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적정한 사망보험금과 성인병 진단비를 합해 월 10만원 정도의 종신보험으로 보완하면 되겠다.
● 청약통장
사회초년생에게 내 집 마련을 위한 필수상품은 청약통장이다. 다행히 L씨는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고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중소형 공공주택과 민영주택을 모두 청약할 수 있고 무주택 가구주는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금처럼 월 최대 납입 한도인 10만원을 꾸준히 내는 게 필요하다. 부동산시장이 침체해 있긴 하나 언제 다시 꿈틀댈지 모르기 때문에 관심의 끈을 놓지 말도록 하자. 당장은 자금부족으로 아파트를 분양받기 어려워 중간단계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을 사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