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화재로부터 안전한 주거 원한다면

이병우 수원소방서 이의119안전센터장

이번 여름은 장마가 유난히 길어져 비로 말미암은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도로침하, 건물붕괴, 산사태, 농작물 침수피해 등 장마로 인한 피해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간다. 소방공무원이 천직으로 알고 생활하는 우리는 이런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되면 왠지 무거운 중압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사고는 시기적으로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피해를 주지만 우리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위험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기도 한 불이다. 장마 기간 우리는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망각할 수 있으나 화재는 언제나 우리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에 항상 경계를 해야 한다.

최근 화재 발생 통계를 보면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주택으로 전체 인명피해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주택화재는 한 가정의 보금자리를 잃고 경제적·심리적으로도 다른 화재보다 몇 배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지키려면 무엇보다도 화재예방에 더욱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화재예방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조금의 관심만 둔다면 우리 가족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첫째로 소화기를 가정마다 비치하자. 소화기는 초기 화재에 가장 효과적인 화재진화 도구이며 화재 초기에 잘 사용하면 소방차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분말소화기는 일반화재는 물론 전기, 유류화재 등 모든 화재에 적용 가능한 소화기구이기 때문에 각 가정에서는 소화기를 준비해 두는 것은 앞으로 닥쳐올지 모르는 화재라는 재난을 대비하는 최고의 보험가입과도 같은 것이다.

둘째로 단독경보형화재감지기 설치가 필요하다. 나름대로 화재예방을 열심히 하고 소화기까지 갖춰 놓았지만, 심야에 발생하는 화재를 인지하지 못해 피해를 본다면 그동안 노력한 수고가 물거품으로 돌아갈 것이므로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단독경보형화재감지기가 필요하다. 단독경보형화재감지기란 외부전원 및 외부 음향장치가 필요 없이 내부에서 배터리 및 음향장치가 일체형으로 내장되어 화재가 발생했음을 신속히 알려주는 기기이다.

현재 소방관련 법령상 주택은 소방대상물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소방시설의 설치의무가 없으므로 대부분 소방시설이 설치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나 대다수의 선진국은 주택화재 예방을 위해 단독경보형화재감지기 설치가 법제화돼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 소화기 비치가 호랑이라면 소화기에 단독경보형화재감지기 설치까지 더한다면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된다. 그만큼 빠른 화재인지와 초기진화에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재는 진압보다 예방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단독경보형화재감지기를 통해 신속하게 인지하고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에 진압을 한다면 최소한의 피해로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화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안전한 주거를 원한다면 가정에 단독경보형화재감지기를 설치하고 1가정 1소화기 갖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