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0교시 폐지' 반대인가

[사설] 단협을 방해한 학부모들의 자성을 촉구하며

며칠 전 경기도교육청과 전교조의 단체협약 조인식이 무산됐다.

어느 학부모 단체가 조인식 장소인 도교육청 회의실과 교육감실 복도 등에서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학부모 단체는 '0교시 폐지' 등 내용의 단체협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곳에 참석한 일부 학부모들은 도교육청과 교원노조만을 단협의 당사자로 정한 교원노조법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와 경기지역 40여개 시민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들 단체는 교육부를 비롯한 전국 시도교육감회의에서 '0교시 폐지'를 결정했는데도 일부 학부모들이 이를 무시하고 반대 시위를 벌이는 것은 명백한 교원노조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밝혔다.

여기서 일부 학부모들의 주장을 지적하고 싶다.

첫번째 교육의 관점을 학부모 중심으로 바라보지 말고 주체인 학생들의 입장과 처지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식 일류 대학 보내기 위해 자율학습에다 보충수업까지 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진정 자식들을 위한 올바른 교육관을 내포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학생들의 책가방은 무거워지고 있다. 대학입시만을 위한 학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로 자식들이 자살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무조건 일류 대학을 가야한다는 논리보다는 올바른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가르치는 가정교육이 절실한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두번째 노사간의 단체협약은 법으로 보장돼 있다. 노사간의 협상에 제3자인 학부모들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사들은 노동자이고 노사관계가 성립한다. 이는 법적으로도 보장받고 있는 사항이다.

그럼에도 일부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이해관계를 내세워 노사관계를 깨뜨리려 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다.

과거 학부모들은 교사들의 그릇된 관행속에서 교육이 이뤄질 때 묵묵부답으로 방관해왔다. 오히려 촌지까지 가져다 바쳐왔던 게 사실이다.

전교조가 촌지 근절, 갖가지 그릇된 관행 타파 등을 주장하면서 참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학부모들이 이를 방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전교조는 아이들의 건강을 헤치기 때문에 '0교시 폐지'를 추구한다.

그런데 일부 학부모들은 오로지 일류 대학을 위해 자기 자식은 물론이고 남의 자식들의 건강까지 헤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세번째 올바른 교육관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한다.

교육은 그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일부 학부모들이 '0교시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과 태도는 무엇인가. 

제 자식의 눈 앞에 입신(?)을 위한다고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그릇된 제도에 동의하고 이를 부추기는 것은 이기적이다. 

선조들은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다. 교육은 지금 당장의 이득과 효과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먼 장래를 내다보고 하라는 것이다.

'0교시 폐지'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일류 대학을 보내기 위한 교육제도는 버려야 한다. 교육은 평생동안 하는 것이다.

인간답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한다. 특히 소중한 자기 자식을 위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일부 학부모들에게 지적하고 싶다. '0교시 폐지' 반대가 자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를 위한 주장이 아닌지 깊이 반문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