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기 도입 행정편의주의다"

[인터뷰]다산인권센터 박김형준 활동가 "지문인식기 도입 전면 반대한다"

수원시가 오는 6월중순께부터 인감증명서 발급시 본인여부 확인을 위해 모든 동사무소에 전면 보급할 예정인 지문인식기를 놓고 인권단체들이 인권침해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인권단체인 수원다산인권센터에서 정보운동을 벌이고 있는 박김형준(29) 활동가를 만나 지문인식기 도입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 다산인권센터 박김형준(29) 활동가.
- 지문인식기 도입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데 반대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문인식기를 행정시스템에 적용하려면 우선 시민들의 지문과 각종 개인 정보가 기본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 돼 있고 서로 연결돼야 한다.

시가 시민들의 각종 정보를 전산화해 관리한다는 말인데 어떤식으로 관리를 할지가 의문이다.

이 관리가 잘못됐을 경우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지난번 네이스 논란과정에서도 문제가 됐던 개인정보유출이다.

해킹으로 시민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인데 지문자체를 자신의 신체적 정보로 보고, 이를 일방적으로 국가에 노출해야 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일부 국민들이 있다.

이들은 주민등록증 등에도 지문 날인을 거부한다. 이 때문에 이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이들은 인감증명도 발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밖에 시는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시민들이 자신의 정보가 누출될 수도 있는 시스템이 도입되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시는 시민들에게 먼저 의견을 물은 뒤 이 시스템의 도입여부를 결정했어야 한다.

시가 관련 규정없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지적될 사안이다. 모든 행정은 원칙과 규정에 따라 움직이게 돼 있어 사소한 문서처리도 최소한 조례나 규칙에 근거하도록 돼 있다.

시는 하지만 이 시스템을 법이나 조례 등 규정자체에 근거하지도 않고, 추진을 준비중이다.

이는 행정편의주의로 밖에 볼 수 없다.

- 시가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취지가 그동안 위조된 신분을 이용, 인감증명서를 발급 받고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방지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 도입이 아닌 다른 대안이 있는가.

시나 정부는 인감증명서 등 행정문서를 시민들에게 발급해 주면서 발생되는 범죄를 시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시민들이 행정문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가 어떻게 시민들의 책임만 있나. 그만큼 확인 작업을 못한 행정기관이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인데 이를 시민들의 개인정보 공개 조건을 대안으로 삼는 것은 잘못됐다.

뚜렷하게 세우고 있는 대안은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인권단체에서도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행정기관에서도 이 시스템 도입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 박김 활동가는 "앞으로 시에 정보공개신청을 통해 시민들의 정보관리를 어떻게 하는 지 등에 대해 파악한 뒤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재 이 시스템이 도입된 지역이 수원 말고도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한 인권단체 움직임은 어떤가.

현재 파악된 곳이 서울 강남구가 실시하고 있고, 경주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진보네트워크와 진보넷 등의 인권단체가 이에 대해 즉각 대응을 벌였어야 했는데 정통부가 마련한 개인정보보호법이 일방적으로 제정돼 이에 대응하느라 바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제라도 전국적으로 이 시스템이 확산되기 전에 막아야 할 것이다.

- 시는 이 시스템을 이달 중순께 부터 전면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우선은 지문인식기를 관리하는 곳이 어디인지, 어떻게 관리를 하는지 등에 관한 정보공개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시가 관리를 맡는다면 지문 이외의 정보는 어디서 보관을하는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그래야 어떤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파악된 뒤에 대응 방법과 수위를 결정하겠지만 우선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다.

- 이 시스템 이외에도 정부가 추진 사업가운데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사안들이 많다. 가령 인터넷 실명제나 CCTV설치 등이 그것인데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

인터넷 실명제의 경우 우리나라 헌법에도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제도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 등을 통해 게진할 수 있는데 이것을 막는다는 것은 잘못됐다.

물론 상대 비방이나 욕설 등이 폐해를 막기 위한 목적이란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원초적으로 억압할 수는 없다.

CCTV 설치도 문제가 많다. CCTV가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자칫 감시가 될 수 있다.

CCTV를 설치하려면 최소한 사전 홍보와 설명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