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과 교원노조와의 단체협상을 실력으로 저지한 경기교육공동체시민연합(이하 시민연합) 회원의 약 40%가 경기지역 현직 교육관계자들인 것으로 알려져 이 단체의 정체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14일 창립한 이 단체는 이상주 전 교육부장관이 '안티 전교조'를 표방하며 지난해 6월 14일 출범시킨 '교육공동체시민연합'의 경기지역조직으로, 현재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등 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민연합에는 경기지역 전·현직 교육관계자들이 대거 회원으로 등록된 것으로 드러나 이들이 '안티 전교조' 운동과 각종 교육현안에 조직적으로 동원되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전교조경기지부가 1일 이 단체의 창립당시 회원명단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조성윤 전 교육감을 비롯해 구충회 도교육청 교육국장, 조현무 수원교육장, 곽철영 안산교육장 등 수십명의 전·현직 교육관계자들이 회원으로 등록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는 주요 인사들의 명단만을 우선적으로 확인한 것이어서, 정밀확인작업에 들어갈 경우 시민연합에 회원으로 가입한 전·현직 교육관계자 숫자는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시민연합 고위관계자는 1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체 1200여명의 회원 가운데 500여명이 현직에 있는 지역교육장·교장 등 교육관계자들이라고 밝혀 이런 추정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는 그동안 경기지역 일부 초중고 교장을 비롯해 경기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 교육관료들이 시민연합에 회원으로 가입해 직·간접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입증된 것이며, 이 단체의 정체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경기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민연합은 스스로 시민단체를 가장한 '관변 조직'임이 드러났다"면서 "경기도교육청이 시민연합의 단체교섭방해를 묵인·방조한 것은 교육국장과 많은 교육장이 이 단체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냐"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전교조경기지부는 경기도교육청에 대해 △시민연합에 가입한 교장들의 명단공개 △시민연합 창립축사를 한 교육감의 공개사과 △시민연합에 가입한 교육국장과 교육장, 교장들에 대한 엄중 문책 등을 요구했다.
전교조경기지부 관계자는 "이번 단체교섭 방해사건에 도교육청 일부 고위관료와 일선 학교장들이 개입했다는 제보가 들어와 사실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만약 제보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들은 엄중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14일 수원시 영화동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에서 열린 시민연합 창립대회에는 윤옥기 경기도교육감과 구충회 교육국장, 각 시·군 교육장이 참석해 축사를 하고, 학교장을 통해 학부모들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교원단체 일각에서는 이 단체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교육학자·교육관료·학교장,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학부모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탄생한 '관변조직'이며, 교육개혁과 거리가 먼 단체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