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답은 바다이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이 바다가 아니라 매립이나 소각을 생각할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대부분은 물기를 짜낸 후 톱밥을 섞어 퇴비나 사료를 만드는 정도에 그치는 데 불과하고 더구나 처리시설 자체에서 나오는 음폐수의 오염 정도가 높기 때문에 하수처리장이나 침출수 처리장으로 가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매립이나 소각하는데 드는 비용이 바다에 버리는 2~10배 이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다에 버려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1988년부터 각종 분뇨와 오니, 광물성 폐기물, 음폐수 등이 그대로 동해안과 서해안에 배출돼 왔다. 최근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국회에 제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을 포함한 어장에서 잡힌 수산물만 약 7213톤으로, 붉은 대게나 오징어, 멸치 등 주요 수산물이 대부분이었다. 이렇듯 장기간 해양 쓰레기와 폐수 투기가 이루어진 지역에서 잡힌 수산물들이 우리 밥상에 고스란히 올라온다는 생각만 하더라도 끔찍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조업을 금지하기도 했지만 더 큰 일은 이제부터이다.
1972년 쓰레기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기 위해 체결된 런던협약에 1993년 우리나라도 가입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3년부터 해양을 통한 쓰레기나 폐수의 투기는 전면 금지되는 것이다. 올해 국토해양부는 2012년 1월 1일부터 축산폐수와 하수 슬러지를, 2013년 1월 1일부터는 음식물쓰레기 폐수를 전면 해양배출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해양환경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렇다면 음폐수의 처리는 다른 방법으로 가능한 것일까? 국토해양부는 소각이나 매립과 같은 방법이 문제가 없다는 반면, 환경부는 문제발생과 처리비용에 이견을 두고 있다. 당연히 육상매립이나 소각이 영구적이고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도 없다. 게다가 업계의 반발로 인해, 해양배출업체에서는 음폐수의 수거를 전국적으로 전면 중단하고 있다.
환경부는 ‘음폐수 육상처리 및 에너지화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음식물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위해, 2012년까지 4520억원을 들여 에너지화 시설과 음폐수에너지화 시설, 공공하수처리 시설 등을 설치해 에너지 문제해결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에선 가정 내 음식물 처리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나 대형식당이나 음식점에선 최대한 음식물 쓰레기 줄이도록 홍보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에 관한 한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국민의식의 개선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제 D-데이 454일 남았다. 우리가 먹고 싶은 만큼 실컷 먹고 남은 건 버리던 습관도 이제 버려야 할 때가 왔다. 음식물도 자원이다. 하나의 쌀알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 있음을, 그리고 이제는 하나의 쌀알이 버려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