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냉장고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리잡고 있는 것이 만두이다.
일을 하는 나에게 이 만두는 간식으로 얼마나 요긴하게 쓰이던지.....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내 퇴근시간에 맞추어 오시는 학습지 선생님을 위해, 밖에서 뛰어 놀다가 쳐들어온 아이와 그 애 친구들을 위해 그리고 또 가끔 출출해 하는 남편을 위해.... 우리 집 만두는 참으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훌륭한 먹거리였다.
그런 만두가 얼마 전부터 참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처음엔 그저 마녀 사냥하듯 어떤 재수 없는 중소기업 하나가 또 걸려든 것이려니 하고 생각했었다.
불량식품 만드는 업체가 어디 한 둘이었던가?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어디 하루 이틀 일이던가? 고질적으로 등장하는 콩나물과 두부, 여름철이면 늘 한 두 번씩 신문에 오르내리는 빙과류, 거기다 이젠 물도 사먹는 시대이다 보니 생수까지, 늘 말썽을 부려오지 않았던가?
어디 그 뿐인가? 아이들 학교 급식으로 부적당한 음식 재료들이 납품되는 일, 오렌지나 포도, 사과 등 과일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뿌려대는 방부제, 상추, 깻잎 오이 등 야채류에 기준치 이상으로 사용되는 농약들....
수입해 들어오는 고기류는 정말 먹어도 되는 걸까? 그것들이 한우로 유통되는 일은 없었던가?
사료로 들어오는 옥수수와 그 외의 것들이 식용으로 둔갑하지는 않았었는지? 과연 그런 일들을 제대로 감시하는 기관이 있기는 한 건지.
그런 곳이 있다면 왜 유통기한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일이 생기고 컵 라면의 용기에 대한 유해 시비는 결론을 내리지도 못하고 흐지부지 되어버렸는지....
어떤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 신문과 방송에서는 이게 웬 건수냐는 듯 난리법석을 떤다.
그동안 만두를 먹었던 사람들의 뱃속까지 쓰레기장으로 만들만큼 오장육부를 불편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오늘도 여전히 매스컴은 들썩이는데, 아직도 우리 집 냉장고에는 투명용기에 만두가 담겨져 있다.
나는 벌써 며칠째 그것을 버리지도 먹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결국 만두 회사에 전화를 걸기로 하고, 조심스럽게 전화를 든다. 냉장고의 만두를 처리하려면 아무래도 그 방법이 최선일 것 같아서였다.
"삼포 식품이지요? 요즘 이런 전화 많이 받으실 텐데요.....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서요."
직원은 너무도 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다. 전화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시작으로 자사의 유통경로를 소상하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그래도 원한다면 환불조치를 해준다고까지 말했다. "휴우~!....다행이야 다행......"
나는 물만두를 선호한다. 우선 한번 끓여 낸다는 것에 위안을 삼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일들은 비엔나 소시지를 먹을 때나 어묵을 먹을 때도 똑같다. 반드시 뜨거운 물에 한번 샤워를 시킨 후 아이들 간식으로 내어놓는다.
그뿐 아니라 오이나 상추 깻잎 오렌지 등은 식초 물에 잠시 담가 놓았다 사용한다.
많은 주부들이 나와 같은, 혹은 그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그들만의 안전을 지키리라. 문제는 항상 이러한 일들이 생길 때마다 각 방송사나 언론매체들이 문제만을 벌려 놓았지 해결의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유해식품 혹은 불량식품 혹은 식중독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하는 느낌이다.
이번 만두사건도 사태가 불거지자 만두소에 문제를 제기했지 인체의 유.무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발뺌 아닌 발뺌을 한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책임회피나 단속만이 해결책은 아니리라.
책상에 앉아서 샘플만으로 검사할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직접 현장에 나가서 위생상태를 살피고, 식품안전을 점검하고, 주변환경까지도 엄격히 살펴야할 것이다.
또한 식품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상대로 유해색소나 식품첨가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유전자 변형식품들이 어떻게 인체에 나쁘게 작용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홍보(교육)하는 일도 중요한 일일 듯 하다.
소비자가 유해식품이나 혹은 유해가 의심스런 식품을 쉽고 편하게 신고할 수 있는 창구가 많이 마련되면 어떨까?
어제 뉴스에 보니 만두를 만들어 팔았던 또 한 젊은 중소기업인이 자살을 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
이 모든 일이 예전처럼 모두가 아무런 대책도 내세우지 못한 채 시간 속에 묻혀 버리는 건 아닌지.
해외 뉴스를 보니 중국에서는 가짜분유 제조업자에게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 하는데,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기업인의 윤리의식이 문제겠지만, 지금의 제도와는 다른 효과적인 제도와 장치가 모색되어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