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의 그림이 있는 풍경②] 길위에서-이야기

▲ 길위에서-이야기 / 90.9×65.1/ Mixed Media / 2011
‘길’위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길 위에서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며 희·노·애·락을 가슴에 켜켜이 새겨나간다.

남자가 여자에게 말을 건넨다. 그러나, 길을 가다 처음만난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친밀성이 과하다. 남자를 향해 여자는 몸을 돌려 경청하고 있고 남자의 자세 또한 지극히 적극적이다.

이 그림의 모티브는 청송에 있는 자그마한 호수 주산지이다. 왕버들의 당당한 자태는 조선후기로부터 수백년의 세월을 지켜오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역사적 공간으로만 기억되는 이 호수의 물위에 사람이 기거하는 암자하나를 띄우고 이들의 드나듦에 의미를 부여하였다. 호수와 왕버들, 그리고 인간. 이들과의 관계지움을 통해 이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감독의 천재성이 돋보인다. 멈춘듯한 이 공간에 왕버들은 사계절을 보내며 인간의 생과 사에 대비되는 삶을 보여준다. 윤회….
 
보랏빛 호수와 원경의 산들이 만나는 지점에 작은 암자가 있다. 남자가 여자에게 그 암자속으로 가자한다. 순응의 삶일까? 수행의 삶일까?

여자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