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이 뛰노는 칠보산을 만들자"

권선구, 환경단체와 함께 꿩 방생식 가져

"꿩 대신 닭", "꿩 먹고 알 먹고", "꿩 떨어진 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속담 중에 자주 등장하는 꿩.

하지만 최근 동물원이나 박제가 아닌 자연 속에서 꿩을 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 황 구청장이 꿩을 방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 생태계가 훼손되면서 이제는 야생동물인 꿩을 야생에서조차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권선구는 이에 따라 지역 환경단체 등과 협력해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뜻 있는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인공 사육한 꿩 100여마리를 칠보산에 놓아주기로 한 것.
 
연이어 내린 비로 무더위가 한풀 꺾인 22일 오전, 칠보산은 더욱 푸르른 빛을 발휘하고 있었다.

온통 푸르름으로 둘러싸인 칠보산 에듀랜드 놀이동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알록달록한 유치원복을 입은 아이들이었다.

꿩 방생식에 참여하기 위해 인근 유치원에서 40여명의 아이들이 현장학습 차 나온 것.

   
▲ 앞으로 칠보산에서의 야생동물 포획에 대한 감시활동과 야생동물 먹이주기 등 야생동물 보호활동을 펼칠 환경지킴이 어르신들이 꿩을 날려보내고 있다.
아이들은 잔뜩 기대에 부푼 얼굴로 꿩 방생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행사 시작에 앞서 미리 준비된 꿩을 구경하던 한 아이는 "이거 닭 아니에요?"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 폭소를 자아내기도.

오전 10시 50분, 황환수 권선구청장을 비롯해 시의원, 지역 환경단체 회원과 환경지킴이 어르신 등 150여명 참석한 가운데 꿩 방생식이 시작됐다.

황 구청장은 인사말에서 "자연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광교산과 칠보산에 매료돼 수원에 정착하게 됐다는 김명수 수원시의회 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자연은 후손에게서 잠시 빌려온 것"이라며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22일 칠보산 에듀랜드 놀이동산에서 진행된 꿩 방생식에는 황환수 권선구청장을 비롯해 시의원, 지역 환경단체 회원과 환경지킴이 어르신 등 150여명 참석했다.
이어서 박윤석 권선구 환경위생과장이 꿩 방생 취지와 방법 설명한 뒤 3개 지점으로 나눠 꿩 날려보내기가 시작됐다.

꿩 방생에 참여한 수원환경연합 금호동지회 회원 정회숙(37)씨는 "우리에 갇혀있던 꿩들이 푸드득 대며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근심, 걱정까지 함께 달아나는 것 같아 시원하고 후련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파닥거리는 꿩을 손에 잡는 순간 느꼈던 짜릿한 손맛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이날 행사장에서는 방생을 위해 우리에서 꺼낸 꿩 한마리가 알을 낳는 모습이 목격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현장을 목격한 정씨 일행은 "우리에서 나온 꿩 한마리가 메추리 알보다 약간 큰 크기의 알을 낳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꿩이 낳은 알을 바로 깨뜨리는 바람에 많은 이들에게 공개되지는 못했다.

박윤석 환경위생과장은 "지금 시기가 꿩 산란기라 이런 헤프닝이 일어난 것 같다"면서 "꿩은 5~6월이 산란기이자 털갈이 시기이며 보통 6~10개의 알을 낳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칠보산 숲속에 놓아준 100여마리의 꿩은 지역 환경단체와 환경지킴이 어르신들이 지속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인터뷰] 박윤석 권선구 환경위생과장

-꿩을 방생하는 행사의 취지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칠보산에서 꿩,토끼 등 야생동물을 흔히 볼 수 있어 비교적 자연환경이 양호한 것으로 여겨졌다.

   
▲ 서식지 훼손으로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인위적으로나마 자연생태계 복원이 필요성을 인식하고 방생식을 기획했다는 박윤석 권선구 환경위생과장.
그런데 언제부턴가 서식지 훼손으로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인위적으로나마 자연생태계 복원이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번 방생식에서는 옛부터 마을 인근에서 서식해온 우리 고유의 텃새 꿩 100여마리를 방생했다.

오늘 방생된 꿩은 인공사육됐지만 자연상태에서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미리 적응훈련과 예방접종을 마쳤다.

그러므로 자연 생태계에 금방 적응하리라 믿는다.

-꿩을 직접 날려보낸 소감은.

시골 태생이라 어린 시절에는 꿩을 흔히 볼 수 있었고 쉽게 잡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로 꿩을 본 기억이 없다.

특히 도심에서는 더욱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방생된 꿩들이 서식하게 될 칠보산 숲.
어린 시절 자연에서 흔히 보던 꿩을 이제는 인공사육해서 날려보낸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기분이 든다.

이번에 날려보낸 꿩들이 잘 적응해서 칠보산의 자연생태계가 보존되길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

현재 칠보산과 인접한 입북,금호동에 환경지킴이 어르신 80여명이 계신다.

이 어르신들을 주축으로 칠보산에서의 야생동물 포획에 대한 감시활동과 야생동물 먹이주기 등 야생동물 보호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또 이번 행사에서 함께 방생하기로 한 토끼는 곧 장마가 시작될 것을 감안해 하반기에 별도로 방생할 계획이다.

[인터뷰] 수원환경운동연합 한상심 운영위원

-이번 방생식이 주는 의미는.

칠보산은 시민들이 자주 찾는 휴식공간이다.

   
▲ 수원환경운동연합 한상심 운영위원은 "체육만 생활화할 것이 아니라 생태계 보존도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의 휴식공간에서 야생동물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파괴된다면 인간은 무사할 것 같은가?

자연과 인간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이번 방생식은 자연생태계 보존에 커다란 기여를 했으며 자연생태계 보존을 생활화하는 계기 마련의 장이 됐다고 생각한다.

-꿩을 직접 날려보낸 소감은.

솔직히 지금까지 꿩고기를 많이 먹었다.

매번 먹기만 하다가 자연생태계 보존 의미로 날려보내니 감회가 새롭다.

요즘 체육의 생활화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체육만 생활화할 것이 아니라 생태계 보존도 생활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계획.

현재 금호동 칠보산지킴이 회장을 맡고 있는만큼 칠보산 보존에 힘쓰겠다.

이미 실시하고 있지만 앞으로 환경지킴이 어르신들과 협력해 야생동물 먹이주기나 불법포획 감시활동, 환경정화 활동 등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