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김선일씨 끝내 피살

외교부 23일 새벽 2시 김씨 죽음 발표...국가안보위 이라크 파병 재확인

이라크 무장단체인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에 의해 피랍된 가나무역 김선일씨가 끝내 살해됐다.

외교통상부는 23일 새벽 2시 김선일씨와 관련한 1차 브리핑을 통해 김씨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외교부 신봉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불행한 소식을 전하게 돼 가슴이 아프다"면서 "6월22일 서울시간 22시20분, 이라크 현지 시간 17시20분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 35km 지점에서 동양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발견됐다고 미군 당국이 현지 우리 군 당국에 알려왔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주 이라크 대사관이 22일 23시경 본부에 보고했다"며 "이후 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이 e-메일로 송부된 사진을 보고 김선일씨로 확인됐다고 보고해 왔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23일 00시45분에 주 이라크 대사관이 추가로 본부에 알려왔다"며 "현재 주 이라크 영사 및 김춘호 사장이 시신 확인하기 위해 현장 이동중이다"고 말했다.

"이라크 파병 입장 변화 없다"

외교부는 23일 새벽 3시35분께 2차 브리핑을 통해 이에 앞서 새벽 2시부터 3시30분까지 국가안보위원회(NSC) 상임위 개최해 긴급 대책을 마련한 내용을 발표했다.

신봉길 대변인은 "이라크내 테러집단에 의해 피랍된 우리 국민 김선일씨가 피살되었습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충격과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정부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국가안보위 회의 내용을 통해 "정부는 김선일씨가 이라크내 테러집단에 의해 피살된 사건을 반인륜적인 테러로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금번 사태의 수습을 위해 이라크 임시정부와 연합군 당국의 협조를 요청하고 피해자 시신의 조속한 국내 송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파견된 현지 대책반의 임무를 전환하여 현지 공관원과 함께 합동수습 대책반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금번 테러사태와 같은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 체류국민의 신속한 철수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정부는 우리의 이라크 파병이 이라크의 재건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우리의 기본정신과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신 대변인은 "금일회의에는 국가안전보좌관, 통일.외교.국방장관, 국정원장,  국무조정실장이 참석했고, NSC 사무차장이 배석했다."고 밝혔다.

외신 인용 긴급 속보로 다뤄

MBC, KBS, SBS 등 중앙 방송3사와 24시간 뉴스채널 YTN, MBN 등은 김선일씨 살해와 관련한 보도를 긴급 뉴스로 다루면서 외교통상부 브리핑과 국가안전위 회의 내용 등을 긴급 속보로 보도했다.

방송사들은 또 중국 신화통신, CNN 등 외신 등을 인용해 미국 백악관 부시 대통령의 논평과 중국 언론들의 보도 등을 비중있게 다루면서 김선일씨 살해사건에 대한 현지 입장을 타진했다.

방송사들은 아랍계 위성방송 알-자지라 보도를 인용, 이날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는 무장단체인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가 김씨를 살해했다면서 무장단체가 보내온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을 방영했다고 전했다. 

방송사들은 또 숨진 김씨가 참수되기 전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알-자지라 방송의 자료화면에서 김씨는 눈이 가려진채 오렌지색 옷을 입고 있고, 5명의 복면을 한 무장세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힘겹게 숨을 쉬듯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담긴 장면을 그대로 보도했다.

방송사들은 알-자지라 방송에서 보도한 복면을 한 남자가 한국인에게 보내는 성명을 통해 "이것은 당신들의 손이 저지른 일"이라면서 "당신들의 군대는 이라크인들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저주받을 미국을 위해 왔다"고 주장하는 장면을 그대로 담아 보도했다.

방송사들은 알-자지라 방송을 인용하면서 김씨가 사망하는 장면은 방송하지 않았지만 진행자는 김씨가 참수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