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학생들 스스로' 해결한다

도교육청, 10개 중고교 '또래중조인' 프로그램 운영

또래중조(Peer Mediation) 프로그램은 싸움, 괴롭힘 등 주위 학생들간 문제가 있을 때 학생 중조인이 당사자들 사이에서 대화로 잘 풀 수 있도록 돕는 활동으로 1983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 다른 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사례1 ㄱ중학교 1학년 A군은 학기초부터 '왕따'였다.

중학교에 갓 들어온 같은 반 학생들은 대개 출신 초등학교 별로 어울려 다니는데, A군은 어느 그룹에도 끼지 못했다. 낯가림이 심하고 다른 애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말수가 적은 대신 종종 혼잣말을 하곤 했다. 그 때문에 급우들로부터 놀림도 받고 급기야 몇몇 애들로부터 심하게 따돌림․괴롭힘을 당하게 되었다.

그 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같은 반 B군이었다. 갈등해결 훈련을 받아 이 학교의 '또래중조인'으로 활약하고 있던 B군은 양쪽 학생들을 만나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

A군은 따돌림을 당해 얼마나 괴로운지 이야기했다. 따돌림을 주도하던 학생들은 A군의 어떤 점 때문에 왕따시키게 되었는지 이야기했다. 얘기가 계속되자 주도그룹 학생들은 “장난삼아 그랬는데, A군이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A군도 자신의 문제점을 고쳐 앞으로 다른 애들과 잘 어울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화해한 뒤, A군은 이제 다른 학생들과 서로 장난도 치며 친하게 지낸다.

#사례2 지난 10월 ㄴ중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여학생 5명이 다른 여학생 한 명을 따돌리고 괴롭히는 일이 벌어지자, 이 학교의 또래중조인 B양이 중간에 나섰다. 학생들은 화해하였고, 지금 잘 지내고 있다.

최근 왕따 괴롭힘 등으로 충격을 주는 가운데, 학생들 사이의 문제를 학생들 스스로 해결하는 프로그램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도내 5개 중학교와 5개 고등학교 등 10개교는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또래중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도교육청 차원에서는 전국 최초다.

또래중조(Peer Mediation) 프로그램이란 왕따, 싸움, 괴롭힘 등 주위 학생들간 문제가 있을 때 학생 중조인(仲調人)이 당사자들 사이에서 대화로 잘 풀 수 있도록 돕는 활동으로 1983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 미국 전역 및 다른 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10개 학교는 학급별 한 명씩 또래중조인을 선정했고, 이들은 30시간의 갈등해결 훈련을 받은 뒤 1학기 말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강영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갈등해결연구센터장은 "학생들도 교육만 받으면 충분히 주위의 갈등을 해결하고 학교를 더욱 안전하고 평화롭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강영진 센터장은 "우리 학생들이 대화로 문제를 푸는 교육을 받고 일상에서 갈등 해결을 경험하며 사회에 나가게 되면, 장차 우리 사회의 모습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강영진 센터장은 미국 버지니아주 대법원 인증 전문중조인으로, 미국 유학-활동 중 또래중조 프로그램 현장을 직접 관찰하고 그 효과를 확인한 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