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레의 스승 백범 김구선생님의 말씀으로 말머리를 여는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문화란 모든 이를 행복하게 하는 힘’이 있음을 강조하는 김 소장은 누구보다 신명나게 국악을 공부한 사람이다. 국악 공연장마다 쫒아다니며 우리 소리를 듣고 또 들을 정도로 정성을 들인다. 김 소장의 열정은 자연스레 한국문화에 대한 연구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한국문화’라는 이름자체가 고리타분한 그 무엇으로 치부 되어 버린지 오래다. 거리는 영어 간판으로 도배되고, 전통찻집은 서구의 세련된 커피 전문점에 일찌감치 자리를 내주었다.
“소위 지도자란 사람들, 지식인들, 언론, 교육계가 앞장서 서양문화가 세련된 것인 양 부추기면서 우리 문화를 무시하고 버렸다고 봅니다”고 꼬집는 김 소장. 이런 상황을 개선해 보고자 그는 2004년부터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시작했다.
바쁜 현대인들을 고려하면서 아침마다 머리를 매만지듯 한국문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 마음하나로 처음엔 무작정 쓰기 시작했다.
“날마다 쓰겠다고 하니 주위 사람들이 얼마 가지 못할 거라고 말 하더군요” 하지만 편지 쓰기가 1년을 넘고, 즈문(1000)번이 넘어가자 사람들이 다시 보기 시작했다.
'쉽게, 재미나게, 짧게, 유익하게.' 이것은 당시 한국문화 글쓰기를 하며 스스로에게 건 주문이었다. 어머니의 낡은 경대 서랍속에 있던 얼레빗. 어린 시절 아침마다 이 빗을 꺼내 함초롬히 머리를 빗으시던 어머니모습에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라는 이름을 따왔다.
참빗처럼 촘촘하진 않지만 정갈한 자국을 남기는 얼레빗. 김 소장은 이 요술 빗을 만지작거리며 빗살을 세어보기도 하고 빗살 사이로 세상을 바라다보기도 했다.
햇수로 8년째. 365일 하루하루에 해당하는 절기와 기념일에 맞춰, 옛사람의 하루를 따라가듯 써내려온 편지글 속엔 우리겨레가 오랫동안 누려왔던 세시풍속과 민족문화의 풍경을 김 소장의 열정으로 고스란히 살아났다.
근현대를 거치며 잃어간 우리문화의 멋을 되살리고, 옛사람 특유의 여유와 관조를 함께 느끼고자 하는 김 소장의 오랜 정성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우리 겨레가 백범 김구 선생의 소원인 '높은 문화민족'으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정진하겠다”는 김영조 소장의 소탈한 미소가 믿음직하다.
'하루 하루가 잔치로세'로 묶인 그의 한결같은 문화사랑. 자투리시간을 활용해 간결하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그의 편지가 한참 동안이나 온기를 전한다.